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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x 같아서 못해먹겠다
게시물ID : military_861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삭삭동방삭
추천 : 2
조회수 : 165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8/04 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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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번주 주말이었다. 아침점호가 끝나고 누워 있다가 문득 정신차려보니 생활관에 아무도 없었다
새끼들 또 버리고 가버렸네
투덜거리며 숟가락을챙기고 아침을먹으러 취사장에 올라갔다. 올라가서 밥먹는데 어디서 찰칵소리가들린다. 급양관리관이다.
너는 왜 식사집합도 안하고 밥먹으러오냐
아, 누워 있다가  애들이 그냥 버리고 와서..허허 
아니 너네중대 아직식집시간아닌데 무슨 소리야, 핑계도 적당히 대야지. 이제 집갈때 됬다고 막나가냐.
진짜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니짬에 모르는게 말이되냐.
생활관에 동기들 없길래..
관리관은 말을자른다.
핑계 그만대고, 이건 보고 할거니까 알고 있어라 
물론 핑계처럼 들릴법 하다는건 안다. 근데 진짜다 그순간 나는 멍청하게도 생활관이 빈걸 보고 당연히 중대 식사집합이 끝나고 올라갔다고 생각했다. 그날 관리관은 카톡으로 바로 행보관에게 내사진찍은걸 보냈고 그 날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착각했다고 계속 설명했지만, 핑계라며 더 욕만 먹었다.

 사유가 어찌되었건 그냥 취사장에 올라간게 잘못이라고 했으면  나도 할말이 없을텐데 그냥 내말을 안 믿어주었다.

 내가 이렇게 신뢰도가 없는 사람이었나. 급양 관리관은 전포반장으로 내가 속한 포반의 포반장 이기도 했다. 일년 가까이 부상으로  입원해있다가 얼마전에 복귀해서 급양관리관을 하고 있다. 이제 친한병사들도, 간부들도 없기에 항상 우리 생활관에 와서 나한테말을 걸고, 동기들은 부담 스러워 하고 자꾸만 생활관에 들어오는걸 달가워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전 포반장이라고 이야기상대가 되어주고, 심지어 몇개월 전에는 휴가때 시간을 쪼개 만나기도 했었다. 나는 그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어느정도 애정을 가지고 대했는데, 왜그사람은 내말을 듣지도 않았을까. 아마 주말 아침에 출근했으니 x같았겠지. 

그리고 나는 포반이다. 예전 선배들은 모르겠지만 얼마전에 포반편제에  분대장이라는 직책이 사라졌다. 덕분에 나는 분대장을 달고싶었는데 바로 내 전 분대장까지만 분대장 직책을 유지하고 나는 차기 분대장에서 손가락만 빨았다. 다른 부대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부대는 휴가가 정말짜다. 훈련포상?거의 안나온다. 그래서 분대장휴가라도 받고 싶어했고, 그래서 열심히 했는데, 물론 휴가받는만큼 그 값은 할생각이었다. 분대장이사라 져서 허탈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편제상 분대장은 사라졌지만, 작업이나, 훈련을 할때는 항상 내가 분대장역할을 도맡아서 했어야 했다. 가끔 중대원이 큰실수하면 중대장이나 보급관은 분대장들을 모아두고 혼내는데, 물론 나도 그자리에 불려갔다. 아니 불려가고 있다. 

어쨌든 이렇게 무언가 누구 대신 분대장으로서(사실 분대장도 아니지만)분대원들 관리미흡에 관하여 혼날,때 나같은 경우에는 A라는 후임때문일때가 대부분이다. 앞서서 말했듯이 포반으로 군생활을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우리대대에 고폭탄사격이 있었고, 이녀석도 포반의 탄약수 로서 사격을 하러 나갔다.
사격을 위해 겨냥대를 밖는데(모르시는 분들은 포를 더 정확하게 조준하기 위해 땅에다 밖는 막대기 정도로 알고있으면된다)이등병도 아닌 일병 3호봉이라는 녀석이 밖을 줄몰라 쩔쩔매었다. 그냥 내가 밖으라는곳에 밖으면되는건데, 보다못해 포반장이 대신 밖았다. 그리고 60mm박격포특성상 포를 땅에다가 설치하고 포주둥이에 포탄을 직접 떨어뜨려 사격한다. 이녀석은 포탄을 거꾸로 넣으려고 했다. 이런부분외에도 불침번을서다가 다음불침번인 내 동기놈을 깨우려고 한새벽중에 생활관불을킨것부터 시작해서, 또 이발병을 하고있는 동기에게 깍새님이라고 불렀다가 혼난것 부터 시작해서, 탄약고 근무때문에 탄을받을때 노리쇠후퇴고정을 할줄모르는것 까지, 이렇게 가지가지 하는 녀석에게 고통받는것도 모자라,한달전에 온 후임녀석은 오자마자 자살을 하고 싶다며 전입이틀만에 전출을 갔고 가면서 대대장면담을 하며 내가 전입온첫날에 취침시간에 샤워하려고 하길래 아까 샤워할시간에 뭐했냐고(tv보고 있었다고한다)결국 잔소리하다 샤워하라고 했는데, 그거 때문에 혼나서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는바람에 외박이 잘렸었다. 생활관 동기들과 마지막외박으로 다같이 맞추어서 놀려고 한거였는데 결국 지금 나혼자 따로 나와있다. 부조리및 가혹행위에 예민한 시기라 포반장이 내포상휴가들 다짜르겠다는 중대장을 겨우설득해 일주일 외박통제하는걸로 막았는데, 물론 얼마안남은 휴가 안잘린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지금 혼자 솔랭돌리는 내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래도100일도 안남았다면서 조금만 더 버티라고하지만 나에게는 이제 아직도90일씩이나 남은걸로 느껴진다. 진짜 못해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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