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이야.
참으로도 많은 인간관계의 실타래에 얽혀 살고 있더라고.
음......그래.
실타래라는 표현이 너무 복잡하게 들린다면, 거미줄이라고 말해도 좋을거야.
아니, 이것도 똑같은 말인가?
여하튼
부모와 형제라는 가족을 시작으로
엷지만 피로 맺어진 친척
마음을 이해하는 친구와 연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이웃에게까지 퍼져나간
그 줄기는, 너를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뿌리 중 하나라고 봐야 되겠지.
인생을 사는 것에 있어서 인간관계라는건 아주 중요한 거야.
그래. 정말로 중요하지.
그게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가끔씩 느끼지 않아, 너도?
그 사람들이 귀찮고 걸리적거린다는 느낌 말이야.
너란 존재가 그 사람들에게 얽히고 얽혀
거미줄에 사로잡힌 나비처럼 자유를 속박당하고 있다는 생각, 한번쯤 해보지 않았어?
혼자이고 싶을 때 혼자일 수 없고, 무언가를 과감히 시도하고 싶은데 주변의 눈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일도 많지.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처럼, 인간관계라는 실이 얽히고 섞여,
네 몸을 옥죄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렇지?
이해해.
그런 마음.
혼자였다면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혼자였다면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고도, 속박받지 않고 구속되지 않으며 진정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었겠지.
돈이라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행복하게 조금 더 편안하게,
귀찮은 건 모두 떨쳐버리고 홀로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는 거야.
혼자라면 무엇이든 가능하지.
네 말대로 그런 인간관계에 고통받지 않고,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이, 속편하고 느긋하게 말이야........
뭐, 너의 말도 완전히 부정할 생각은 없어.
혼자이기에 인간은 더욱 행복해진다는.....
아니, 오히려 네 말도 네 생각도 모두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
자유롭고 싶다느니 혼자 살고 싶다느니, 하등 이상할 것 없지 않은 소리지.
나도 한때 그렇게 믿었던 순간이, 없었다고는 생각치 않으니까.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더 이상 기억조차 나지 않는 추억이지만 말이야.
음.. 분명, 나도 그런 시절이 틀림없이 있었지.
.............그래.
인간관계를 모두 버렸었던 경험자의 말은 어떠냐고?
하, 참. 당돌한 인간이구나.
나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고.
단지, 보통 인간보다 조금 오래 살아왔다는 것 말고는 특이할 것 없다고?
고작해야 너랑 다른거라고는 나이밖에 없어/
그래도 말이야
일단은 들려주도록 할까.
인간관계를 모두 버렸던, 아니 모두에게 버려졌던 내가 내놓은 답을 말이야.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모두 먼저 지옥으로 돌려보낸 채,
홀로 초라한 미궁에서, 아무도 없는 황폐한 숲속에서, 기천년을 살아오며 느낀 내 감상을 말이지.
우습더라고,
아니, 비웃는게 아니라 정말로 말이지.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가장 인간답게 살기 위해,
거슬리고 거슬리던 인간관계라는 실타래를 모두 풀어내면 어떤 자유가 주어지는지 알아?
제일 먼저
인간이 아니게 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