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반년을 아이를 품고 있었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내 의지완 상관없는 남자의 씨를 받아내었고,
결국 임신을 하고 말았다.
내가 원하는 남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아이다.
이 아이만큼은 살리고싶다.
몇 년 째 나는 임신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빼앗기는 일을 당하고 있다.
건강하지 않았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눈 앞에서 짓이겨졌고,
건강했고 귀여웠던 아이는 어디론가로 그 사람들이 데려가버렸다.
그러고 난 후에 다시 임신이 가능해지면 그 가증스런 사람들은 내 앞에 나타나 나의 소중한...나의 아이들이 있었던 곳을 손으로 문질러대곤 했다.
나에게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대체 왜지?
이번 아이만큼은.. 살려서 키워내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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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이제 사과 수확할 때 되지 않았어?"
"됐고 말고. 그래도 벌써 벌레가 파먹어서 상한게 있더라고. 그냥 떨어뜨려서 밟았지."
"어휴 힘들었겠어? 이번엔 꽃 피자마자 품질 개량하겠다고 일일히 꽃가루 받아서 옮겼다며?"
"그랬지! 덕분인지 이번엔 사과들이 죄다 크게 열렸어. 하늘이 도운거지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