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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버님의 일기장
게시물ID : lovestory_858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44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7/10 12:01:05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20jsN





1.jpg

김행숙서랍의 형식

 

 

 

서랍 바깥의 서랍 바깥의 서랍 바깥까지 열었다

서랍 속의 서랍 속의 서랍 속까지 닫았다

똑같지 않았다

다시 차례차례 열었다

다시 차례차례 닫았다

세계의 구석구석을 끌어모은 검은 아침이 서서히 밝아왔다

누군가누군가 또 사라지는 속도로







2.jpg

이동순아버님의 일기장

 

 

 

아버님 돌아가신 후

남기신 일기장 한 권을 들고 왔다

모년 모일 終日 本家

종일 본가

하루 온종일 집에 계셨다는 이야기다

전체의 팔 할이 훨씬 넘는 일기장을 뒤적이며

해 저문 저녁

침침한 눈으로 돋보기를 끼시고

그날도 어제처럼

종일 본가’ 쓰셨을

아버님의 고독한 노년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

일부러 종일 본가를 해 보며

일기장의 빈칸에 이런 글귀를 채워 넣던

아버님의 그 말할 수 없이 적적하던 심정을

혼자 곰곰이 헤아려 보는 것이다







3.jpg

서정춘동행

 

 

 

 

물돌물돌물돌

물이 흘러갑니다

 

함께 가자

함께 가자

 

어린 물이 어르며

어린 돌을 데리고 흘러갑니다

 

모래무덤 끝으로

그리움으로







4.jpg

권정우빚지지 않고 살려는 이에게

 

 

 

다람쥐는 참나무에게

빚진 것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빚지지 않으려 도토리를

식단에서 빼지도 않는다

빚을 도토리로 갚지도 않는다

참나무에게 갚는 것도 아니다

 

적당한 빚은 사는 이유가 된다

갚을수록 느는 빚

자식이란 이름의 사랑스런 빚처럼

 

이 나무 저 나무에 빚지고도 잘 산다

 

빚지지 않고 살려는 것만큼

큰 빚을 지는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5.jpg

김윤현어리연

 

 

 

수면보다 높지 않으려

수면에 누워 보네

제 스스로 약속한 평형의 삶

떠내려갈까 봐

수중 깊이 내려가

진흙을 꽉 물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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