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8일 “Me Too(미투) 운동을 지켜보며 스스로 반성한다”며 “사생활에서부터 마초 근성을 버리지 못했던 저 자신이었다. 그래서 저부터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김 장관은 ‘여성의 날’인 이날 행안부 내부게시판에 올린 ‘하늘의 절반, 여성의 날을 축하드리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은 3월 8일 여성의 날입니다. 미처 모르고 있다가 아침 신문을 보고 알게 됐다. 까맣게 잊어먹은 죄책감 때문에, 늦었지만 축하 글을 올릴 마음을 먹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 세대가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었다. ‘군사문화’라고 한다”면서 “군사문화를 상징하는 게 바로 남성이고 권위인데, 우리는 그렇게 권력과 싸우면서 우리 역시 권위주의적으로 변해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싸우면서 닮아간다고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됐다. 더 무서운 점은 가정에서도 남성 우월적이고 권위적으로 행동했다는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김 장관은 “행안부 직원이 총 3800여명인데 그중 여성은 1100명 정도 된다며 놀라운 사실은 여성 중에 60여명을 뺀 전부가 5급 이하”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 장관은 “장관으로서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남성 상관은 저희 세대처럼 절대 권위적으로 굴지 말아달라. 군림하는 상관은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라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점점 여성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여성 지향적인 문화와 제도를 우리 부에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 작은 것이지만 내년에 (행안부가) 세종청사로 옮길 때 가장 볕이 잘 들고, 공기가 맑은 곳으로 여성 편의시설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또 “각종 인사제도에서도 여성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번에 설치하는 ‘성폭력ㆍ성추행 조사위원회’ 활동이 끝난 뒤에도 여성성에 대한 보호는 상설 제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부 모든 여성 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장미 한송이를 바친다”며 “여성이 절반이다. 우리 행안부는 사회 모든 곳에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해지는 날까지 여러분의 편에 서겠다. 우리 모두 힘내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