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팍 불펜 좌측담장(최다 추천글)을 보다가 좋은 글이 있어 퍼옵니다.
이미 조기숙 교수님이나 유재일씨가 비슷한 맥락의 설명을 많이 해주셨지만 이 글도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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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진정치인들은 3가지 중 하나를 꿈꾸죠.
대선후보 계파보스 그리고 킹메이커.
대선후보가 될 수 없는 김종인 박지원 같은 영감탱이들이 원하는게 킹메이커일겁니다. 킹메이커가 되면 계파중 하나의 수장지위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계파중에서도 최대계파가 되겠죠. 그런데 문재인은 그런 걸 인정 안합니다. 3김시대 이후 지역과 공천권을 바탕으로 한 제왕적 총재는 이미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져야 마땅하구요. 그걸 유일하게 구현중인게 민주당. 정확히 문재인입니다.
그럼 그 킹메이커 권한은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유권자죠. 그리고 당원들이죠. 이들의 팀플레이가 모든 걸 결정하는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어요. 이들에게 무슨 구심점이 있나요? 없습니다. 무슨 측근, 무슨 팬클럽, 무슨 저명한 인사, 무슨 저명한 논객. 그런 거 일절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심전심 다들 한 마음으로 혹은 전략적으로 움직입니다. 재벌의 뒷돈을 소액후원금 십시일반으로 대체하고 , 문화소비를 정치로 확장시키고, 직접적으로 자식들이나 부모와 소통하면서 기존 정치언론들의 역할 또한 대체해내고 있죠.
재벌의 뒷돈, 언론의 정치공세,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인들의 나눠먹기 야합. 이런 것들과 민주당과 문재인의 새정치가 충돌하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소름끼칠 정도로 정교하게 그 대체작업이 이루어져 나가고 있죠. 그게 바로 민주당지지율 상상의 근원입니다. 이러한 정당정치 혁명 없이 재벌개혁 언론개혁 검찰개혁은 이루어질수도 아니 애시당초 일어날수 조차 없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에게 쫒기는 도둑이 궁지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1가지에요. 도망가다 되돌아서서 경찰보고 "이 도둑놈아" 하면서 폭행을 가하는거죠. 이게 성공하면 도둑이 경찰을 체포한 후 유유히 사라질수 있습니다. 박정희가 김대중을 빨갱이로 몬게 대표적 예입니다. 문재인에게 친문패권주의 친문계파주의를 줄기차게 외치는 이유도 마찬가지에요. 문재인이 대선후보 먹고, 문재인은 계파를 인정안하고, 문재인은 킹 메이커를 인정 안합니다.
그럼 나머지 정치국물들이 뭘 먹을까요. 줄을 서서 금뱃지를 안정적으로 보장받고 싶은 국회의원과 이들을 줄세워서 계파를 형성시키고 싶어하는 중진의원들에겐 무언가 권력구조에 참여해서 본인의 입지를 다질수 있는 기회마련이 여의치 않을것이고 이게 작금의 국민의당분당, 김종인 박영선 이종걸의 내부총질, 자유당과 바른당의 분당쇼, 손학규의 만덕산 하산, 정운찬같은 찌끄러기들의 정치판 배회등의 원인입니다.
이들은 제왕적총재가 제왕적계파로 대체되길 원하죠. 그럴려면 지역주의는 퇴색되지 말고 반등한 후 강화되어야 합니다. 유권자그룹의 강력한 정치참여 대신에 재벌 조중동과의 조율에 의한 정치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들이 입에 한 가득 물고 외치는게 바로 정당정치혁신 재벌개혁 언론개혁이에요. 빨갱이였던 박정희가 김대중을 빨갱이라고 공격했던 수법과 정확히 일치하는거죠. 민주당지지자들은 이러한 여의도정치에 아연실색하고 있는겁니다.
종편이나 박지원이나 기타 모든 기득권들이 집요하게 문재인을 공격하고 있는 이유는. 문재인 자체가 아니라 문재인 지지유권자들을 공격하는것인데요. 그들이 착각하는 건 민주당지지자들이 문재인이여서 문재인이여야하기 때문에 지지하는 게 아니란겁니다. 다만 문재인을 도구로 활용해서 정당정치를 발전시키고 진화시켜내길 원한다는것이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게 왜 중요하냐. 문재인이 훌륭해서. 아니면 문재인을 좋아하는데 안돼면 슬프니까. 이런 이유들이 전혀 아닙니다. 재벌 언론 검찰 그리고 여의도의 구태정치인들이 야합해서 그들의 테이블 위에서 결정되던 정치권력이 국민 당원 유권자 지지자들의 팀플레이 테이블 위에서 결정되는 역사적 전환점이기에 그렇습니다. 정치의 주도권이 국민에게 오느냐 아니면 다시 기득권으로 넘어가느냐. 처음부터 이 싸움의 정체성은 바로 이것이었고 이것은 앞으로도 부단하게 맞닥뜨리게 될 역사적 질문이죠.
국민이 항상 두 눈을 부릎뜨고 있지 않았다면 탄핵은 가결되지 않았을 것이고, 특검은 열심히 수사하지 않았을것이며, 헌재도 파면결정을 인용하지 않을겁니다. 박근혜가 파면되어서 청와대에서 쫒겨나고 구속된다고 그게 끝은 아닙니다. 국민이 싸움을 멈추고 참여자에서 관전자로 모드를 전환하려 하는 순간 우리 정치는 또 다시 지옥의 벼랑 그 끝에 서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물음과 진실 앞에 과연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