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得道꾼과 제자
도道를 얻으려 이십여 년을 마음의 바람, 물, 불을 모두 다루고 공空의 경계의 든 득도得道꾼이 있었다.
그는 공의 경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만의 루틴을 철두철미 지켰는데 그중 하나가 마당의 비질을 헤링본 스티치 스타일로 해 놓는 것이었다.
득도꾼의 루틴을 지키지 못한 제자들은 그 자리에서 따귀를 맞고 쫓겨났는데 이것 또한 대선사의 법문으로 여겼다.
어느 날 아침, 득도꾼은 마당의 비질이 체크무늬로 된 것을 목도하고 크게 신경질을 내며 비질한 제자를 불러 따귀를 때리려 한순간,
따귀를 맞고 나동그라졌다.
득도꾼 대선사는 얼얼한 얼굴을 비비며 일어나 말했다.
득도를 하려면 첫 번째가 겸허인데 내가 너희들을 심히 다루는 것은 겸손을 가르치려는 마음이다.
너는 제자로 들어온 3천 명 중에 아둔하기가 첫째라 이런 말을 해줘야 아는구나.
대선사 뺨을 친 초짜 제자가 말했다.
선사님이 진정 득도하셨나 알아본 것뿐입니다. 도를 얻으셨다면 무아無我에 이르셨을 테고 자비에 이르셨을 것 아닙니까.
자비는 지혜로서 무아의 사랑으로부터 나온다고 부처님이 설법하셨으니까요.
대선사는 이 초짜가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부처님께서 보낸 인물인지 생뚱맞은 얼간이인지 알 수 없어서 두고 보았다.
초짜 얼간이는 그 후로도 종종 마당 비질을 체크무늬로 해 놓으며 득도꾼의 신경을 박박 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