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의리 없는 사람들을 상상 이상으로 자주 접하게 된다.
본인이 필요할 때는 미친 듯이 연락하며 무언가를 얻어가더니,
정작 내가 찾을 땐 연락조차 쉽게 되지 않는 사람.
의외로 세상엔 그런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10여 년 전, MBC <100분 토론>에 나온 유시민 작가가 모 후보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정ㅇㅇ 후보에게 참여정부는 곶감 항아리 같다. 가끔씩 와서 빼가기만 하고 의리는 안 지킨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정치 이전에 의리가 있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열심히 참여정부 타이틀을 쓰더니,
본인이 필요 없을땐 외면하던 그 사람을 향한 일갈.
이런 이기적인 사람은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회사, 단체, 그냥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보인다. 본인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
나는 평소에 사람 만나길 좋아하는 편이다.
하루라도 집에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스타일이기에 집에서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어릴 적부터 나는 틈나는 대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청년 비영리단체를 직접 만든 후에는 친구들도 거의 안 만나고 동료들을 만나 단체 구상을 해왔다. 이로 인해 머리 아픈 적도 많았지만 나는 즐거웠다. 동료들과 함께 희망찬 내일을 꿈꿀 수 있었기에.
나는 밤낮없이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너무나 든든했고 행복했다. 하지만 그땐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 일부 동료였다는 사실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동료들에게 크게 의지하는 편이었다. 많은 동료들이 조언과 위로를 아끼지 않았지만, 이런 나를 외면하는 동료도 적지 않았다.
동료 덕분에 행복했지만, 일부 저런 동료들로 인해 훨씬 크게 우울함을 견뎌내야했다.
놀라운 사실은 평소에 이것저것 부탁하면서 나를 찾던 사람들이 정작 내가 찾을 땐 바쁘다고 외면했다눈 것이다. 그런 비상식적인 동료들을 보면서 나는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 하나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사람을 너무 믿었기에, 그에 비례한 크기의 상처를 받은 것이다. 애초에 기대감이 없으면 실망도 적다.
결국 살아가면서 상처를 덜 받으려면 그만큼 기대감을 줄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세상에 밝고 아름다운 모습 이면에 어둡고 칙칙한 모습이 있듯이,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 세계에도 밝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둡고 칙칙한 사람이 있다.
본인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이기적인 사람.
더 이상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 주고 상처받지 않길.
여러분들이 의리 있는 모습을 보이며 다가가 봤자,
그들은 당신에게서 얻어갈 게 뭔지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을 테니.
세상에 그런 기회주의자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느낀 이후부터 씁쓸함이 밀려온다.
어린 시절, 아무런 조건 없이 친구 맺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 탓은 아닐까. 여럼모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