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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두 에세이] 쿨병에 걸린 환자들
게시물ID : lovestory_85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황희두
추천 : 1
조회수 : 4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6/08 23: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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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가 원래 좀 쿨하단 말을 많이 들어. 소심한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돼. 혼자 그렇게 끙끙 앓기는.."



실컷 머리속에 있는 생각을 '배설'하고 쉽게 하는 말. 그들은 스스로 쿨하다는 명분으로 남의 감정을 쉽게 묻어버린다.

재미있는 사실은 살다보면 이런 몰상식한 인간들을 꽤나 자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당당함과 무례함의 차이를 정말 모르는 건지 혼자 쿨내를 풍기며 세상 편하게 살아간다. 과도한 쿨병 환자들의 민폐는 고스란히 주위 사람들에게로 돌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쿨병에 혀를 끌끌 차며 주위 사람들이 '포기'한 것을,

자신의 쿨함에 취했다 생각하며 본인의 '포스'가 엄청나다고 착각한다는 사실이다.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필터없이 뱉어내는 것, 남의 감정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무식한지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니, 알면서도 그냥 신경을 안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쿨병에 걸린 환자들이 너무나 많다.

학창시절부터 아르바이트, 어떤 모임에 가든 꼭 이런 쿨병에 걸린 환자가 한 명쯤은 있었다.



그들은 매사에 당당했다. 물론 당당한 모습이 나쁜 것은 전혀 아니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왜 그러냐고 소리 치는 것,

회사 내에서 부조리한 대우를 받았을 때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

어디에서든 본인의 불합리한 대우에 맞서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모습이고 엄청나게 용기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앞서 말한 쿨병 환자들은 이런 당당함이 아니다.



상대방의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당당함과 무례함의 구분을 전혀 짓지 못한 채,

그저 상대방을 후려치고 열심히 까기에 바쁜 그런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태껏 쿨병 환자들을 볼때마다 정말 역겨운 마음까지 들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했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나는 원래 성격이 그래. 그래서 주위에서도 쿨하다고 좋아해"



과연 그럴까. 스스로 저렇게 쿨하다는 걸 강조한 사람치고 정말 필요한 순간에 쿨한 사람을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냥 피곤해지기 싫어서 가만히 냅두는 것일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고치라고 이야기를 해줘도 그들은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심지어 어딘가에서는 정의로운 모습까지 보여준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절대 기죽지 않아. 왜냐고? 당당해야지. 소수라도 다수에 맞서 싸우면서 할 말은 해야해."



제발 필요한 순간에 목소리좀 내주길. 그들이 정작 할 말을 해야할 순간에 당당하게 나서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물론 사람차이겠지만, 적어도 스스로 쿨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치고 진짜 필요한 순간에 쿨했던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다.



언제쯤 이런 쿨병 환자들이 정신차리는 날이 올까.

본인들 필요할때만 쿨한척 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희는 쿨한게 아냐. 병이야 병. 제발 당당함과 무례함좀 구분지으라고!"

출처 https://brunch.co.kr/@youthhd/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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