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운전하기 참 힘듭니다.
특히나 출퇴근 시간대의 도심지역은 소돔과 고모라의 어디쯤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참 별의 별 인간들이 다 있습니다.
바람난 마누라 잡으러 가는 것 마냥 씩씩거리며 광란의 질주를 하는 사장님들.
한 차선에 10초 이상 붙어 있으면 죽는병에 걸려서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불치병 환자분들.
직진 차선 이지만 아 몰랑. 난 좌회전 할거야. 네비가 글로 가래. 하면서 신호 막고 있는 여사님들.
생업이라는 핑계를 대고 각종 불법 및 민폐 운전을 당연히 사는 일부(이지만 거의 대다수라고 생각되는) 택시들.
깜빡이? 내차에 그런거 없다. 박을 수 있음 박아보던가. 쫄리면 뒈지시던가. 하며 개썅마이웨이로 나다니는 외제차 오너분들 등등...
가뜩이나 예민한 도로 위에서 저런분들과 사고라도 날 뻔 하면
창문열고 강아지야. 송아지야. 어머님은 안녕하시냐. 너의 운전 태도를 보니 어머님의 교육방침이 올바르지 않은 듯 하구나. 하며
소리지르고 싸우기 일쑤죠.
그렇게 욕하고 소리지르고. 차 밖으로 내려서 멱살을 잡고 죽이네 살리네 해봐야
개운한거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기분 더 더럽고 찝찝하죠.
해서
요즘은 좀 다른 방법으로 그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사고가 날 뻔 하거나, 민폐운전 및 무개념을 만나게 되면 우선 똑같이 창문을 내립니다.
그리고 샤우팅을 하는 대신 엄지를 척! 들어 올리고는 운전자를 향해 웃으면서 크으으으으으!!!! 해줍니다.
요렇게요.
크으으으!! 사장님!! 운전실력 완전!!! 크으으으으!!!!!
저는 사이드미러 안보고 차선변경하면 쫄려서 뒤질거 같은데!!! 완전 대인배시다!!! 크으으으!!!!!
클락션 이후에 샤우팅을 하며 강아지 송아지를 찾아야 하는 타이밍에
왠놈이 싱글싱글 웃으며 따봉을 날리고 있으니 상대 차주 분도 어벙벙 해 합니다.
따봉 한 손을 앞뒤로 흔들며 날려주면 효과는 더 좋아집니다.
센스있는 사람들은 피식 웃으며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뒤를 잘 못봤네요~ ㅋㅋㅋㅋ " 하고 사과 후 기분좋게 가구요.
그나마 눈치도 없는 인간들은 더 바락바락 욕하면서 달려듭니다.
그럴 때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니 사장님. 욕하지 마시구욬ㅋ 전 사장님이 멋있어서 그런건데 왜 화를 내고 욕을 합니까 ㅋㅋ
아 사장님 한테 운전 좀 배우고 싶네 ㅋㅋㅋ 사장님 운전 스타일 완전!!! 크으으으으으!!!!
대충 이정도로만 이야기 해도 얼굴 씨뻘개져서 문 올리고 사라집니다.
똑같이 입에 걸레물고 싸울거 뭐 있나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