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참때도 가지 않았던 예수님 부처님을 되내이며 전송실패가 되길 바랬다.
하지만 내가 보낸 카톡옆에는 당당하게 1이란 숫자가 생겼고, 내머리속엔 ㅈ됬다
세 글자가 주기되었다.
-민희야 이거 내가쓴거 아니야.-
란 카톡을 재빨리 보냈다.
근데 이건 뭔가 더 말이 안되는 것 같다. 내가 안썼으면 누가 쓴단 말인가..
손가락이 지 멋대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하..
-아니.. 내가 쓴게 아닌게 아니라.. 내가 너무 당황해서 잘못쓴거야.. 미안하다..
-그냥 다 알았으니까 그만하시라구요 제발좀..
드디어 민희가 톡을 보냈다. 날카로운 비수가 날라와 심장에 꽃히는 느낌이다.
-그냥..내가 하고싶은 말은.. 미안하다구.. 그게 다야.. 미안하다..!-
-네 알겠어요 다 좋으니까 이유없이 카톡하고 전화걸고 하지마세요.
그래도 아까에 비하면 많이 풀린 느낌이다. 다행이다.
-그래.. 난 어색해지는거 싫으니까 안부정도는 하고 인사도 하고 지내자~
-맘대로 하세요.
-웅 나중에 카톡해~ ㅎㅎ
그래도 나름 좋게 마무리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봤자 이제 동아리엔 들어갈 수 없겠지만..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군대에서 했던 행동들과 여기서 했던 행동들.
확실히 뭔가 달라져야 했지만 변함이 없게 행동했던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너그러워져도 될뻔 했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고통없인 얻는것도 없다고, 이런 소란을 겪음으로써 난 한단계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군기 안잡고, 부담스럽게 안하기.. 이것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생각보다 쉬운 것이다.
그래.. 내일부턴 새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차피 동아리도 탈퇴했겠다. 새로운 나로 거듭나느 것이다.
다음날, 전공수업을 들으러 갔다. 동아리활동에만 매진하여 과활동은 많이 소홀했지만,
이제 내가 기댈곳은 과뿐이다.
그래, 무슨 동아리인가. 과 활동이나 열심히 해서 발이나 넓히자.
물론 교훈도 얻었겠다, 부담스럽지 않은 복학생 선배가 되야겠다고 다짐했다.
전공수업은 건물 3층이었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어떤 학생과 나도 모르게 어깨가 부딪쳤다.
“엇, 죄송합니다.”
그 학생이 말했다. 딱봐도 신입생이었따. 내가 이런거 구별해내는 능력은 최고인 것 같다.
“아니에요 저도 죄송합니다~ ^^”
나는 웃는 낯으로 그 신입생을 대했다. 오늘은 내가 새로 태어나는 날이다. 나는 바뀌었다.
“여기서 수업 들으시나봐요? ^^”
웃는낯으로 신입생들과 말을섞는 방법또한 연습하면 좋겠지 ㅎㅎ
“아 예.. 혹시 중문학과세요?” 신입생이 물었다. 내가 중문학과인건 어떻게 알았지?
“아 예.. 어떻게 아셨어요?”
“아 작년에 층별 수업구역 개편해서 이층에서 수업들으시는 사람들은 모두 저희과에요!”
“아 그렇구나, 그럼 혹시 그쪽도 중문학과?”
“아 예! 반가워요 선배님!”
하하, 이런 우연이.. 과생활을 해보려는 찰나에 구역도 개편되고 새내기도 만나고..
“아 그러시구나..근데..”
후후 웃으면서 나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나는 참 운이 좋다. 그리고 그녀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애초에 왜 선배를 봤는데 인사를 안했어요? 부딪치기전에 저 봤을거 아냐?”
“에..?” 녀석은 어리버리 깐다.
이것들 안되겠다.. 기본도 안되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