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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사교계에 빠진 주인공 마르셀.
자연스레 삶의 어둠 속으로 빠진 주인공은 어느 순간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르셀은 차를 마시던 중 마들렌 부스러기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낀다. 갑작스레 머릿속에 떠오른 기억.
오래전 어느 추운 겨울날,
추위에 떨던 마르셀에게 따스한 차와 마들렌 한 조각을 건네준 어머니.
마들렌 부스러기로 인해 떠오른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 주인공 마르셀은 그제야 깨닫는다.
사교계의 화려함, 사회적 명성,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동경
그 어떤 것도 그의 욕구를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이라는 과거의 조각만이 마르셀의 삶을 채워준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일부 내용이다.
우리들의 삶은 시간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점점 잃어간다.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간을 누구도 막을 수 없기에 기억을 통해서만이 가치를 찾을 수 있으며,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마들렌 차와 같은 '감각을 통한 경험'이다.
특정한 냄새와 맛, 소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되살아나는 현상. 우리는 이것을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름을 따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른다.
살다 보면 한 번쯤 익숙한 향기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정확히 무어라 표현하긴 어렵지만 너무도 또렷하게 나의 기억 속에 박혀있는 익숙한 그 향기.
혹은 어떤 음식을 먹거나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후 갑자기 오래전 기억이 순식간에 되살아나는 경험까지도.
죽을 만큼 사랑했던 옛 애인의 익숙한 향기,
어린 시절 주름진 손으로 손수 끓여주셨던 할머니의 된장국,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아버지의 흐릿한 육성.
이처럼 우리는 냄새와 맛, 그리고 소리를 통해 오래전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감각을 통해 되살아난 과거의 기억 조각은 순식간에 현실이 되어 나를 반긴다.
만약 인간에게 기억 능력이 없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을까.
너무도 힘들고 우울한 순간에는 쓰라린 기억을 지우개로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지만,
역설적으로 기억이라는 능력이 없었다면 우리 인생이 더욱 불행했을 것이다. 모든 행복도, 기쁨도 금세 잊은채로 살아갔을테니.
나는 다짐했다. 기억하겠다고.
지금 이 순간 잊고 싶지 않은 누군가와의 소중한 순간들을 전부 기억하겠다고. 언제든 무의식적으로 꺼내고 싶은 소중한 순간들을 평생 잊지 않기 위해서.
기억은 우리를 슬프게하고,
기억은 우리를 즐겁게한다.
혹시라도 여러분들도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이 있다면,
감각을 통해 기억에 저장시켜보면 어떨까. 모든 순간을 기억에 남길수는 없을테니.
출처 | http://brunch.co.kr/@youthhd/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