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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다 저기에 있다
게시물ID : lovestory_85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30 17:03:46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new
BGM 출처 : https://youtu.be/rJOYPnKwfjk




1.jpg

유안진오해풀리다

 

 

 

그랬어?

그럼

그렇지

 

그러니까

그래서

그토록

그렇게도

그랬었구나







2.jpg

이종암봄날하동

 

 

 

매화 피고 나니

산수유 피고

또 벚꽃이 피려고

꽃맹아리 저리 빨갛다

 

화개(花開지나는 중

 

꽃 피고 지는 사이

내 일생의

웃음도 눈물도

 

()

 

다 저기에 있다







3.jpg

장석남요를 편다

 

 

 

요는 깔고 몸을 뉘는 물건

사랑을 나누는 물건

어느날 죽음을 맞는 물건

도가(道家풍으로

요를 타고 하늘을 날고 싶거나

매미 우는 삼복 한여름에도

요를 펴고 누워

하늘을 부른다

몸은 요를 부르는 물건

사랑은 요를 부르는 물건

죽음은 요를 부르는 물건

꽃을 펴듯 요를 편다







4.jpg

이진수굵은 뿌리

 

 

 

굵은 뿌리

뿌리 생김새를 짐작하는

버릇이 있다

 

껍질이 얇고 반질반질하면

잔뿌리가 많은 나무이고

두껍고 꺼칠꺼칠하면

그렇지 못한 나무라고

 

잔뿌리 별로 없을

저기 말 없는 저 나무

껍질이 엄니 발뒤꿈치 같다

 

파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일생이

내 안에 그렇게

뿌리를 내린다







5.jpg

이명윤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내 마음의 강가에 펄펄

쓸쓸한 눈이 내린다는 말이다

유년의 강물냄새에 흠뻑 젖고 싶다는 말이다

곱게 뻗은 국수도 아니고

구성진 웨이브의 라면도 아닌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나 오늘원초적이고 싶다는 말이다

너덜너덜 해지고 싶다는 뜻이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도시의 메뉴들

오늘만은 입맛의 진화를 멈추고

강가에 서고 싶다는 말이다

어디선가 날아와

귓가를 스치고

내 유년의 처마 끝에 다소곳이 앉는 말

엉겁결에 튀어나온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뇌리 속에 잊혀져가는 어머니의 손맛을

내 몸이 스스로 기억해 낸 말이다

나 오늘속살까지 뜨거워지고 싶다는 뜻이다

오늘은 그냥수제비 어때

입맛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당신오늘 외롭다는 말이다

진짜 배고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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