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이번학기 설계과제를 진행하면서 그 진행과정을 한번 보여드리고싶은 마음에 글을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무자가 아닌, 학생 수준에서의 건축설계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하나하나 과정을 밟아나가는 과정을 올리게 될 겁니다.
실무에 있으신 분들이나 다른 학생분들의 의견도 듣고 또한 비평 역시 받고자 합니다.
비전공자분들도 관심 있으신 분들 환영합니다. 흥미롭게 느껴지신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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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이후로 3개월만입니다...
사실 글을 처음 올리기 시작할떄는 멋진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을줄 알았지만
결과가 보이기 시작할수록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이 이렇듯 업로드하기도 부끄러운 지경까지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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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의 총정리]
1. 대지선정 :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 및 인왕시장 일대
[사진] 홍제동 일대 항공사진.
1,2층을 상가로 사용하고 2층부터 위층은 주거로 쓰이고 있는 40년 된 주상복합건물이다.
당시의 타워펠리스라고 볼 수 있는데, 시설이 노후되고 고가도로 아래에 가려져 열악환 환경을 가졌다.
유진상가의 밑으로는 홍제천이 지나고 있는데,
용도 없이 기둥만 늘어서 있는 죽은 공간이다.
반대로 유진상가 2층에는 거대한 중앙정원이 있는데,
소란스럽고 번잡한 1층과 격리되어 주민들의 삶에 안식처가 되어주는 공간이다.
놀이터와 함께 빨래 말리는 용도로 쓰는듯한 운동시설, 노인들이 앉아 쉬는 공간 등이 긴 역사동안 이어져왔던 삶의 공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진상가의 맞은편에는 마찬가지로 오래된 역사의 인왕시장이 있다.
현재는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지붕을 덮어놓았다.
2.선정이유 : 선정 대지를 포함한 홍제동 일대의 대대적인 도시환경정비사업.
그 중에서도 특히 유진상가 일대는 그 중심에 입지하여 그 잠재력이 높다.
이미 기존 설계사에서도 이곳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바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유진상가 이외에도 주거는 충분한 듯 했다.
굳이 추가로 비싼 주거를 보급할 필요가 있을까?
그보다 지역의 중심 문화지역으로서 도시 전체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문화시설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 선정하였음.
3. 진행방향 : 우선 가려진 하천을 드러내고 그 주변으로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한 문화시설, 체험시설 등 이것저것 넣고자 했다.
홍제천을 드러내려면 하천을 완전히 덮고 있는 유진상가를 없애거나, 아니면 물줄기의 방향을 바꾸거나 해야 했다.
물줄기를 바꾸는 대안은 왜인지 4대강사업을 연상시키는 본능적인 거부감때문에
유진상가를 철거시키는 방향으로 선택하였다.
기존 하천을 드러냈을 경우 북쪽면에 바로 접하게 되는 것이 주차장이나 도로가 되는 것이 싫었으므로, 그 사이에 뭔가가 있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점점 요소가 많아져서, 결국에는 상가도 허물고 강도 비틀어버리는 폭거??를 자행했다.
문화적 부흥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설계목적도 처음 목적과는 다르게,
없앴던 주거가 다시 들어가고, 심지어 초고층으로 올라갔으며, 재래시장이던 상업공간은 대형 마켓과 백화점으로 탈바꿈했다.
아마 이렇게 나오겠지...
......
어디서 많이 봤는ㄷㅔ........
!
멘붕
아아아아아아아 나의 목적은 이렇지 않아 아아아아아
5. 도 면
하지만 이떄부터 마감이 한걸음씩 다가옴이 느껴졌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 될대로 되라 하고 계속 진행했다.
상가지역 스케치
문화시설지역 스케치
등을 거쳐...아래와 같은 도면을 완성하였다.
이를 캐드도면으로 옮겼다.
6. 모 형
다음에 한번 더 만들 기회가 있어서 대충 만들라는 교수님 말씀.
대충 만들어갔더니 성적을 안주셔서 부득이하게 다시 만들었는데,
역시 그런다고 성적은 바뀌지 않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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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 론 :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결과적으로 기성 설계사무소에서 흔히 나오는 주상복합 건물 설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주상복합이 나쁘다거나 안좋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의도했던 바 대로의 생각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물에 대한 당위성의 명확하지 않다는 점.
그때문에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한 작품이 나왔다는 점이 그동안 저를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스스로가 맘에 안든다고 하면서 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다니 이런 답정너도 없겠지만...
어떤 의견이 나오든간에 귀를 열고 달게 듣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