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검찰은 젠더관점으로 진상조사하고 가해자 처벌하라
검찰 내 성폭력피해 전수조사 하고, 성차별적 조직문화 개혁하라
2018년 1월 29일 경남 통영지청의 서 모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현해 8년 전 법무부 장관을 수행한 법무부 간부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를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 모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성추행 사건 이후 본인이 당한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도 관련 증거를 올리는 등 자신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성폭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야 할 검찰 내부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도 모자라 그것을 문제제기한 피해자에게 인사불이익까지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방송에 출현했다는 서 모 검사는 본인의 피해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 성폭력, 성희롱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그것이 은폐되었고, 피해자를 ‘꽃뱀’으로 모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목격했다고도 폭로했다. 서 모 검사는 8년 전 피해 현장에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으며, 당시 조직 내부에서 이 사건이 논의된 바 있으나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도 사건 공개를 말렸으며, 검찰 조직 보위를 위해 침묵했던 피해자에게 돌아온 것은 정황상 의심되는 ‘인사상 불이익’ 뿐이었다. 성차별적이고 권위적인 검찰 조직 문화 속에서 8년 만에 어렵게 용기내어 사건을 공개한 서 모 검사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
성폭력, 성추행 행위를 공정하게 조사하고 처벌하는 곳이 검찰 아닌가. 검찰에서 이러한 범죄가 발생하고 은폐됐다면 그동안 수많은 성범죄에 대한 검찰의 조사와 판단을 국민들은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그간 여성들의 피눈물로 이뤄낸 제도적 성과인 성희롱예방교육이나 성평등교육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검찰은 즉각 젠더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철저히 사건을 조사하여 가해자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서 모 검사의 진술 뿐 아니라 검찰 내‧외부 전언에 의하면 검찰 내부에서 문제제기되었거나 알려진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상당한 바, 말 못하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해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검찰 내부의 성폭력 가해자, 책임자에 대한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성차별적인 조직문화와 불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지하철공사, 경찰청 등 공기관에서의 성희롱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미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인 재발 방지와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부와 기관들의 대책마련을 주시할 것이며, 성폭력 근절을 위해 행동할 것이다.
2018년 1월 30일
한국여성단체연합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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