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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안철수 썰전 후기(저는 뭔가 애매...)
게시물ID : sisa_855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불에눕자
추천 : 2
조회수 : 1330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2/26 21:01:31
우선 문재인 지지자임을 밝힙니다. 

오유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야권 지지자여서 이재명, 안희정, 박원순 모두 응원하고 좋아했으나 한 분씩 제대로 실망을 안겨주시는 바람에 빠이!하고, 안철수 역시 '안철수의 생각'까지 사본 팬이었지만 민주당에서의 난리난리를 보며 역시 빠이! 내 검증을 거친 분은 문재인밖에 없네ㅜㅜ 훌륭하시군, 이런 자연스러운 절차를 거친 지지자입니다. 


안철수 썰전 후기가 꽤 좋아서 궁금했습니다. 저는 제 지적인 능력과 믿음에 반하는 지지나 비난을 하기 싫거든요. 그런데 감정적으로 좀 보기 싫어서...(미안요 철수님ㅋㅋ) 미루다가 이제야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왜 후기가 좋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평소 뉴스에서와 다른 밝게 사람들과 토스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본인이 이루어온 능력과 성취가 참 훌륭했고 시장이든 장관이든 제대로 한 자리 맡아서 국가의 일을 해보고 성과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대통령이 되길 응원하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1. 자꾸 '저 혼자 당을 만들었다'라며 자신의 업적인양 강조하는데 혼자 만든 당이 아니지 않나요. 그리고 3당 구조가 뭐 그리 자랑할만한 겁니까? 전국정당 3당 구조도 아니고 사라져가고 있는 지역감정 다시 부추겨서 호남토호들 세력 업고 만든 당입니다. 지역감정 해소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평생을 바쳐온 가치입니다. 호남을 그렇게 분리해버린, 자신이 해버린 이 역사적 진보에 거슬러 올라간 일의 맥락을 모른다면 정말 정치를 1도 모르는 나이브한 바보입니다. 

2. 민주당시절 전략공천에 대해 해명할 때 '경선은 민심과 다르게 나오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에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정말로 정치 신인을 정정당당하게 소개시키고 싶었다면 왜곡되어있는 경선 룰을 조정하는 길을 택했으면 될 일입니다. 

3. 정치에서는 상대방이 왜곡하는 일이 항상 이루어진다고 했고 그 상대방에 본인도 포함되냐는 유시민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정치적인 능력이라는 말도 함께요. 새정치란 구태정치와 싸우는 것이라고 한 분이라면 그런 구태정치 방법을 자신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야 합니다. 비판했어야 합니다. 본인도 그리하고 있으니 말씀 못하셨겠죠. 

4. 대기업, 중소기업 정책에 관해서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의 임금 지원이 매우 중요한 듯이 말합니다. 중소기업에서의 연구, 인력난을 줄이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사실  중소기업에서 아무리 연구해서 새로운 기술을 발표해도 대기업에서 다 따라하고 빼앗아가는 순서가 결국 중소기업을 망하게 합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생태계, 공정한 경기장을 만드는 정부의 역할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큰 구조에 대한 말 없이 역시 나이브하게 임금 격차를 줄이는 지원 방식으로 다가간 방향은 아쉬웠습니다.

저는 안철수 의원이 많은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국가의 주요 직책을 맡아서 본인이 가진 강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한 번은 제대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했던 사람들이 자기를 왜 떠났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새정치를 한다면서 왜 구태세력과만 손잡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감정 표현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한 분인데 2012 대선 때 부들부들 떨며 사퇴문 읽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왜 그렇게 모든 일에 어깃장을 놓았는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썰전에서 말한 모든 정책들이 대통령이 되면 쉽게 이뤄질까요? 실제로 골치 아프게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조정해서 실질적으로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을 봐야 검증이 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당에서 우선 보여주세요. 아직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제 믿음은 드리지 못합니다. 

제대로 배우셔서 더 좋은 정치인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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