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가 90년대 초반에 방영됐습니다. 어릴때 이 드라마를 보고 어린나이에 남자로 태어나서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죠... 채널이 3개 밖에 없던 때고 주말드라마라서 시청률은 엄청 났죠. 찾아보니 60% 대였다고 하는군요.
친한 친구 중에 위로 누나가 줄줄이 4명(다섯?)이 있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별명이 귀남이었습니다. (극중 최수종의 이름 )
90년대 까지만 (아니 2000년 대 까지도) 남아선호 사상이 심했던 때라 (아무리 부모가 젊어도 남아를 선호하면 뭐 ... 집안에서의 차별은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80년 초반생인데 어릴때부터 여자를 배려해라. 여자는 무조건 져줘라 라고 집에서 학교에서 교육받았죠. 몇년전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왔습니다. (강남역 사건 전까지는요)
군대갈때도 여자는 왜? 군대 안가지? 뭔가 불합리하다. 라고 생각해본적 없습니다. 좀 두렵긴 했지만 대한민국 남자라면 한번은 갔다와야 하는 곳 친구들 다 가는데 나만 안가는 건 좀 그럴꺼 같다.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된다 라는 말을 주위사람들로 부터 하도 많이 들어서 (군필남자면 모를까 이웃 아줌마나 엄마, 아는 누나가 그런소리를 하더군요;;; ) 당연하게 생각했죠.
처음 청와대 양성징병 청원에 서명할때도 여자를 정말 징병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20 30 남성들의 목소리도 좀 들어달라는 뜻에서 한거였습니다.
근데 여기 많은 분들이 올리신 자료와 글을 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게 당연한게 아니더군요.
현역병 징집비율이 13년에 91%가 넘어가고 2022년에는 98%라 추정 관심병사 4만명에 육군은 10%가 관심병사 전시에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병사가 4만명이 넘는다는 소리죠. 관심병사는 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전우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병력부족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아무런 대안없이 군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정책은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좀 우려스럽네요. 예비군 처벌법 강화, 예비군 상비군화, 정예화 라고 말하는 거 보면 국방안보 공백을 예비군 갈아서 메우려는 속셈인거 같은데 기대했던 만큼 실망이 큽니다. 사병월급 인상은 칭찬할만 하지만 아직 최저임금에는 한참 모자르는 수준이죠.
호주제가 폐지 이후에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양성평등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가 생기고 2010년 정도부터는 오히려 남자가 더 차별받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에 계신 분들 머릿속엔 아직까지도 드라마 아들과 딸이 있는 거죠.
지금 20 30 여성들이 무슨 차별을 얼마나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82년생 김지영 같은 책이 베스트 셀러고 많은 공감을 받는 걸 보면서 참... 할말이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