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부산으로 즉흥 여행을 떠났을 당시,
너무나 피곤했던 탓에 지하철에서 잠이 든 나는
종착역인 노포역을 지나 지하철 차량기지에서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창밖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응시한 채,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직원 아주머니 두 분이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면 된다. 스트레스 받지말고.
고마 하루 감사합니다 생각 하면된다. 충실히 일하고 하루 잘 보내삐고 하면, 그럼 나는 수고했다고 생각한다."
이른 아침,
한 아주머니의 말씀에서 나는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과연 나는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각했을까. 매일 수고하는 나를 예뻐해줘야겠다.'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매일매일 수고로 넘치는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요샌 누군가에게서 "수고했다"라는 격려 인사 한 마디를 듣기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는 가뭄 시대에 살고 있는 거 같다.
칭찬과 격려가 메마른 그런 가뭄 시대.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듣는 것조차 너무나도 어려운 지금 이 시대.
그래서 탄생한 딩고의 프로그램.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낸 청춘들 앞에 스타가 나타나 힐링 해주는 '수고했어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좋아하는 스타가 나타나는 것도 좋았지만, 힘들고 지친 청년들을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모습이 더 큰 감동을 자아냈다고 본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 일상은 무척 힘들고 고달프지만,
그에 걸맞는 위로는 받지 못하는 거 같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많은 어른들이 청년들을 나약하다고 단정지어버린 채
우리 힘든 일상을 쉽게 무시한다. 니들이 뭘 했다고 그런걸로 힘들어하냐는 무시로.
그런 우리 청년들을 달래주는 어떤 노래 가사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그토록 힘든 하루를 악착같이 버텼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
그럴수록 점점 더 메말라가는 수고했다는 위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굳이 누군가가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지 않을 지라도,
지하철 차량기지에서 만났던 그 아주머니처럼
스스로를 토닥여주면 어떨까.
힘들고 지친 어느 날,
'오늘은 왜 이렇게 최악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악인 하루를 버텨낸 나 자신을 보면 너무나 대견스러운 거 같다.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남들의 행복과 슬픔은 잠시 잊어두고 본인을 열심히 달래주자. 우리에겐 그정도의 자격이 있으니까.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나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