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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령의 우화화>2 신이 선택한 뱀 종족
게시물ID : lovestory_854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하령의우화
추천 : 1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24 21: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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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유하령의 우화화>2
 

신이 선택한 뱀 종족
 

사냥꾼들이 맘모스를 쫓아 녹지가 풍부한 남쪽으로 이동하던 시절, 뱀 종족도 맘모스를 쫓는 무리였대요. 쇠약해져 무리를 따라 걸을 수 없는 노인들은 수장에게 이렇게 말했대요.
   이보게, 맘모스의 갈비뼈를 하나 주게. 내가 잘 간직하겠네.
수장은 언젠가 자신도 읊조릴 이 말을 듣고는 노인의 이마에 입을 맞춘 뒤에 무리에게 알린대요.
   여보게들, 며칠 전 장례를 치러준 맘모스가 노인을 길 안내하려는가보이.
무리는 그 뜻을 알아듣고는 맘모스 뼈로 골조를 세우고 맘모스 가죽으로 하늘을 가린 움막을 만든대요. 그리고 노인을 업어 움막 가운데 모시고는 움막 주위로 둘러앉아 삼일 밤낮을 맘모스 고기를 나눠 먹으며 노래한대요. 움막에 앉은 노인은 말린 맘모스 고기를 잇몸으로 녹이며 웅얼웅얼 마지막이 될 이야기를 전한대요.
  맘모스 사냥꾼들에게 노인은 모두 현자였으므로 무리는 노인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대요. 현자인 노인들은 남쪽으로 내려가라 그곳에 숲이 있다.’ 빙하를 피해 이동을 해온 무리의 조상들에게 들은 이 의무와 명령을 예언으로 남긴대요. 무리는 노인에게 차례차례 이마에 입을 맞춘 뒤, 맘모스 머리뼈를 노인의 무릎 앞에 놓은 다음 떠나간대요.
  그런데 이번에는 노인이 전한 예언 때문에 무리는 웅성거렸어요. 무리는 며칠 전 사냥한 맘모스의 장례가 잘 못 치러진 것이라고 탄식을 하며 떠나갔어요. 밤이 되자 노인 곁에는 인간을 따라 남쪽으로 이주 중인 뱀들이 똬리를 틀어 뼈만 남은 노인 곁을 지켰어요.
  그때 노인은 멀리서 다가오는 가벼운 발소리를 들었어요. 노인은 희미하게 미소지었어요, 무리 속의 어린 오누이였어요. 노인은 밤바람을 타고 온 나뭇잎을 따라 떠나기 전에 초승달을 쳐다보고 오누이를 쳐다보고는 한숨 같은 소리를 뱉었어요.
    얘들아, 이곳에서 뱀들에게 배우렴. 뱀의 체온을 유지해라. 이제부터 뱀 종족이 시작될 거야.
  오누이는 노인이 맘모스의 길을 따라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떠난 뒤, 네 계절을 6번 반복해서 뱀과 함께 기거하며 뱀처럼 빠르게 달리고 뱀처럼 차갑게 몸을 식히고 뱀처럼 하늘 아래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길렀어요. 그러자 피부도 자연스레 뱀의 빛깔을 띠게 돼 땅의 색이 변하는 대로 함께 변했어요. 땅이 초록 나뭇잎으로 덮이면 함께 초록이 되고 땅이 노을빛으로 물들면 함께 노을빛이 되었어요.
  오누이는 노인의 예언에 따라 빙하가 갉아먹은 해안가로 떠났는데 마침 바다를 건너온 이주자들이 뱀의 형상인 오누이를 보자 신령스럽게 여기며 무리로 맞아들였어요.
  뱀 종족은 그렇게 시작되었다네요.
  노인의 예언이 무엇이었길래 맘모스 사냥꾼들은 받아들이지 못했을까요.
     먼 미래에 신에게 선택받았다고 자만하는 종족이 나타나서 킬러로봇을 만들어 사람들을 말살할 거야. 우린 뱀이 되어야 해. 뱀의 습성을 배워야 해. 뱀처      체온을 유지해야 해. 뱀처럼 숨을 수 있어야 해. 뱀처럼 킬러로봇을 날름 삼켜 녹여야 해. 신이 선택한 것은 뱀 종족이야. 이것이 나의 예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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