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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령의 우화화> 1
게시물ID : lovestory_85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하령의우화
추천 : 1
조회수 : 2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22 11: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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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하령의 우화화> 1
 

  돌고래 입술 소녀, 소년을 기다리다

 
  수렵채집을 해서 살던 옛날, 바닷가에 한 소녀가 살았다네.
  소녀는 태어나서 소녀가 될 때까지 사람을 본 적이 없다네.
  알에서 깬 거북들이 아침 햇살의 모래밭을 아장아장 기어 바다로 달아나는 장면. 그것들을 따라 바다로 뛰어든 것이 소녀의 처음 기억이라네.
 
  소녀의 아버지는 햇살이었고 어머니는 바다여서 소녀는 무럭무럭 소녀가 되었다네.
  바다풀이 소녀의 양식이었고 바다에 사는 것들이 소녀의 친구였다네.
  작은 물고기, , 조개들이 소녀가 못 가본 먼 곳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소녀는 그 이야기를 통해 다른 곳의 사람들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네.
 
  소녀는 어느 날부터 자신과 닮은 친구를 갖고 싶어졌다네.
  진짜 소녀가 되었음을 아버지인 햇살이 알았고 어머니인 바다가 알아채서 소녀에게 외로움이라는 푸른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라네.
  소녀는 햇살과 바다에 기도했다네
    저와 닮은 친구를 보내주세요.
 
  어머니인 바다는 소녀에게 돌고래를 보내주었다네. 소녀는 돌고래를 따라 유선형의 춤을 추며 기도했다네
     돌고래야, 날 닮은 친구를 데려다주렴.
 돌고래는 큰 입을 벌려 함박웃음을 지으며 답했다네.
     물론이지. 햇살 같은, 바다 같은, 널 닮은 소년을 데려다줄게
  소녀는 푸른 바람이 회오리를 돌며 바다 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며 말했다네.
     돌고래야. 그 소년을 어서 데려다주렴.
     우선 내게 입을 맞춰줘. 그러면 그 소년을 데려다줄게.
 
 소녀는 돌고래의 제안에 얼른 그 두툼하고 튼 입에 작은 입술을 대었다네. 그러자 돌고래는 급히 덧붙였다네.
      
    아직 내 말 안 끝났는데... 나랑 입을 맞추고 나면 네 입술도 돌고래 입술이 될 거야. 그렇지만 안심해 언젠가 소년이 나타나
    너와 입 맞추게 되면 네 입술은 다시 아름다운 햇살처럼 따듯하게 될 거야. 푸른 바다처럼 시원할 거야. 그리고 저 바닷가에
    핀 꽃처럼 붉고 아름다울 거야
   
  돌고래 입술이 된 소녀는 낙심하지 않았다네.
  햇살이 아버지이고 바다가 어머니인 돌고래 입술 소녀는 천년이 지나고 2천 년이 지나도 그 바닷가에서 기다린다네.
  햇살을 닮고 바다를 닮은 소년이 풍덩, 나타나 돌고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햇살과 바다, 붉은 꽃잎과 같은 소녀의 입술을 되찾게 할 것을 알기 때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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