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탄핵도 되기 전에 당이 주최하는 토론회를 한다는 건 당이 본격적으로 대선 체제에 들어간다는 말이죠. 한쪽에서 탄핵이 기각될지도 모른다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대산 체제로 들어가자고 주장하는 게 좀 안 맞는다는 생각도 들지만 뭐 당지도부가 그렇게 정하면 그렇게 해야겠죠. 그게 좋은 선택이든 아니든.
그런데 이재명의 어서 빨리 토론하자는 의견이 이렇게까지 비공감 당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완전국민경선이라는 룰을 정할 때 문재인은 모든 걸 지도부에게 백지위임 했습니다. 당원경선이 아니라 당원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만 정해졌어도 경선 역선택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을거예요. 그래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모두 일임했고 완전국민경선을 받아들였을 뿐만 어니라 당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한 적도 없어요.
그런데 토론회 시작 일정은 경선 방법에 비하면 하찮은 것에 불과한데 그걸 자기 뜻대로 안한다고 경선 보이콧까지 말하면서 개난장판을 치고 있어요. 이재명 본인도 함께 주장해서 완전국민경선이 되었는데 이제와서 토론회를 자기 뜻대로 안해주면 경선룰 합의도 안 하겠답니다. 자신은 눈꼽만큼도 손해를 보지않겠다는게 눈에 보이죠. 그 속 좁음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이 싫어하는거예요.
이건 이재명측이 전략을 잘못 짠 거라고 봐요. 문재인이 토론을 피한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는지 몰라도 애석하게도 문재인은 지난 5년 동안 탈탈 털리면서 감증된 후보거든요. 문재인은 정말 다각도로 앞 뒤에서 공격받으면서 검증된 후보라서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후보예요. 이 정도로 지지도가 흔들리지 않아요. 오히려 이재명 측과 문재인 측의 그릇의 크기만 대비되는거죠. 이재명 측은 진짜 선거 전략가가 홍보 전문가 갈아치워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명측 경선 포스터보고 놀랐어요. 선거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금기시하는 것도 모르는 포스터 같더군요.
그리고 TV 프로그램은 하면서 당내 토론회는 왜 안 하느냐라는 질문도 잘못된거죠. TV는 정치권에서 일정을 정하는 게 아니라 방송권에서 정하죠. 그걸 하네마네, 언제하네 정할 수 있는게 아니죠. 방송국에서 일정을 정했는데 탄핵 정국이라고 안 나간다면? 오히려 검증을 피하려고 한다고 욕 먹었겠죠. 황교익건 항의하는 의미로 KBS에 안 나갔을 때 뭐라 그랬나요? 도망친다고 하는 사람들 있었죠. 그래도 안 나갔어요.
이 차이를 모르고 당내 토론회만 피한다는 사람들은 진짜 단순하게 생각하는거죠.
아마 문재인은 토론회에서 이재명의 전과나 과거 전력, 안희정의 대선 자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토론회에서 네거티브하는 후보있으면 저는 그냥 사람 취급 안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