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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눈물의 가격
게시물ID : lovestory_853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5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5/10 17:15:36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new

BGM 출처 : https://youtu.be/ILYzZH4oenc





1.jpg

류근

 

 

 

지혜로운 새는 세상에 와서

제 몸보다 무거운 집을 짓지 않는다

바람보다 먼 울음을 울지 않는다

 

지상의 무게를 향해 내려앉는

저녁 새 떼들 따라 숲이 저물 때

아주 저물지 못하는 마음 한 자리 병이 깊어서

 

집도 없이 몸도 없이

잠깐 스친 발자국 위에 바람 지난다

가거라







2.jpg

손택수꽃단추

 

 

 

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

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

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

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

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

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

낮과 밤 사이에

해와 달을

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

 

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꽃이 핀다

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

지상과 지하틈이 벌어지지 않게

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







3.jpg

남유정꽃이 돋는 까닭

 

 

 

내가 흔들리는 것은

당신을 향해

마음이 가지를 뻗으려하기 때문

당신을 향해

이 단단한 거죽을 뚫고 나오려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







4.jpg

김희업눈물의 가격

 

 

 

눈물 만 원이라 써 붙인

안경점 앞에서 절로 발걸음 멈춰진다

눈물에도 굳이 가격을 매긴다면 어떨까

하여지금까지 내가 흘린 하찮은

눈물의 가격은 얼마일까

나보다 더 많이 흘렸을 어머니의 눈물

아마 염전을 이루고 남았으리

헤아릴 수 없는 어머니의 눈물 값

어머니의 눈물 본 적 없는데

그나저나 눈물빛 갚을 길 막막하여라







5.jpg


박완호

 

 

 

목수였던 아버지는 죽어서

밤하늘 가득

반짝이는 순금의 못을

박아놓았네

 

내 마음에

 

화살처럼 와 꽂히는

저 무수한

상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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