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영수 씨 / 산이흔들린다
서로의 몸이 거칠게 나부끼던 일곱 살 어느 날의 결심
괴로움 잊으려 도망치듯 떠난 고아원
추운 겨울 집집마다 돌린 신문지
집 앞에 신문지 나뒹굴 때 가슴이 시리다
제 집 떠나 돌아온 제비처럼 아련한 전라도 고향
그 운명적인 만남의 다리를 이어놓은 동네 할머니
햇살이 내리듯 환한 당신,
떠도는 꽃잎을 받아주는 바구니가 되었지
다섯 식구가 머물기엔 좁은 방안
낡은 벽지의 몸을 기댄 채
단잠에 빠진 아이의 모습을 볼 때
울렁 솟구치는 아픔의 시간들
그 손길 잊히지 않는
삶이 빛나 흐르는
구두의 낯빛이 되어,
헌 신이 새 신되는 기다림의 그날
영수 씨의 삶이 안정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