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CASKET
유럽 사람들이 북미로 이주할 때 가져온 풍습.
원래는 장례를 치르기 전에 집 밖에 시신을 모셔놓고 이웃들이 방문해서 얼굴을 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었는데
현대에 오면서 관에 모셔두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형식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자리 비켜드릴게요."
예의바른 남동생 톰이 말했다.
"여기 계세요. 아니면 저 이 사람 만나러 뛰어 내릴지도 몰라요."
수잔은 언제나 본인의 감정을 과장하는 편이었지만 이번만은 진심이 담겨있었다.
"형이 옛날부터 말장난을 좋아했잖아요. 그 말을 들었으면 어디 진짜로 한 번 해보라고 했을지도 몰라요."
수잔은 웃음을 터뜨릴 뻔 했지만 이내 흐느끼기 시작했다.
"맞아요, 농담 참 좋아했어요. 언제나 활기차고 당한 사람이었는데...
저한테 매일같이 하던 말이 있어요.
'수잔, 우리집 현관 앞에 수퍼모델들이 줄을 서 있어도 나는 당신곁에 있을 거야. 하물며 암 따위가 감히 날 데려가겠어?'"
"수퍼모델이라구요? 아.. 농담도 참."
톰은 어리둥절해 하다가 비로소야 이해했다.
"벌써부터 그리워요. 꼭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망자의 입술에 떨리는 입맞춤을 하고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슬픔에 잠겨 힘겹게 몸을 가누며 많은 눈물을 쏟고 나서야 관에서 물러났다.
"이런 모습은 정말 지켜보기 힘드네요. 오픈형으로 하지 말 걸 그랬어요."
하지만 그렇게 해줘서 나는 너무 기뻤다.
자체만으로는 너무 고통스럽지만...
나의 창백한 얼굴에 온기를 전해주는 수잔의 눈물과 손길, 그리고 입맞춤을 느낄 수 있어서 기뻤다.
비록 숨을 쉴 수도, 움직일 수도, 손을 맞잡을 수도 없지만
뚜껑이 닫히고 나면 이 차가운 관 속에서 오래도록 간직할 소중한 작별인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