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시인 99명의 <검은 시의 목록>입니다.
매대의 아가가 이뻐서
약간의 의무감을 핑계로 구입했는데
그러길 잘했다 싶은 구절이 있어서
리플에 사진으로 첨부 해봅니다.
나머지 두 줄은 뒷 페이지에 있는데 그건 그냥 생략할게요.
이 시를 읽고 문득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이 생각났습니다.
비참할 정도로 학대당하던 인쇄공들이
인쇄소 주인의 고양이들을 흉내내
밤마다 시끄럽게 우는 소리를 내어 주인을 짜증나게 한 다음
결국 하나만 남기고 다 죽이라는 명령을 얻어내죠.
그들은 그런거 안가리고 신나게 학살한 다음
때때로 그 일을 재연하면서 즐거워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일과 프랑스 혁명을 연결시키는 내용은 제 관심밖이라서 생략합니다.
마크 트웨인의 <신비한 소년 44호>를 보면
당시의 인쇄공들은 각 언어의 철자와 문법을 꿰고
상당량의 종이를 비롯한 많은 재료들을 실어날라야 하는
요즘으로 치면 IT산업과 택배업 종사자를 합쳐놓은 듯한
사람들로 묘사합니다.
44호는 자신을 괴롭히는 인쇄공들을 그들의 복제인간으로 골탕을 먹이죠.
우리의 처지도 저 인쇄공들과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닐 스티븐슨의 <다이아몬드 시대>처럼
극단적 양극화로 가게 될 지도 모르죠.
(시 한줄 읽고 다른 책을 줄줄 뱉어내니 시게보다 책게로 가라고 하면 모 후보의 후원금 오천원 적립하겠....ㅠㅠ)
짧은 시 한 페이지가 오만잡상을 다 끌어내는 것을 보니
사람을 개돼지로 만들고 싶은 누군가가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당연하다고도 생각됩니다.
매 순간이 그러했지만
지금은 정말 중요합니다.
너무나 혼란스럽지만
마음을 바로잡고 광장이던, 게시판이던.
어디서건,
모이는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잘 것 없는 1.5V 오징어
찌그러져 있어도 광장에 있겠습니다. 쭈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