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정말 단순했습니다. 이순신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도 큰 개성이 없었어요. 백의종군이니, 원균이니, 권율과의 마찰이니 등등 풍성한 소재가 많았음에도 과감하게 포기하고 대부분 한 줄짜리 설명과 몇 분 가량의 장면으로 대신해버렸죠. 정말 딱 명량해전만 나오며 '나머지는 알아서 니들이 좀 공부해'같은 분위기였죠.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짜릿했어요. 좀 과장해서 카타르시스를 준다고나 할까? 333척의 왜함이 부서지거나 불타거나 침몰하거나 도망가거나... 그 모습만으로도 정말 통쾌했습니다. 뉴스 보며 웃을 일 없는 요즘같은 때 대리만족이라 해야할까 위안거리라고 해야할까... 여튼 그런 감정이었어요. 이순신 3부작으로 기획했다고 하더니 마지막엔 다음 내용으로 나올 것 같은 한산도 대첩의 모습이 잠깐 나오기도 하구요. 가장 드라마틱한 명량대첩으로 흥행을 확보한 뒤, 전술면에서 가장 화려한 한산도대첩 학익진을 2편으로 하고 모든 감동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해전 노량대첩을 3편으로 한다면 좋은 구성일 것도 같아요 ;) 뭐 어떤 내용일지는 감독님만 아시는 거겠지만...
설민석 명량 동영상을 본 뒤 기대감에 가득차서 사전에 명량해전 등등을 미리 공부하고 간 게 저는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도... 우리 수군의 눈부신 승리가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에서 오는 짜릿한 쾌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