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자연에서 불어오는
바람 사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합니다.
옛날부터 평범한 아낙네들
자연의 바람을 좋아했습니다.
들에서 흐른 땀 식혀 주는 바람
가족들 옷 빨아서 널어놓으면
기분 좋고 상쾌하게 말려주는
산들바람을 좋아했습니다.
그늘에서 잠시 쉬는 동네
어른도 바람을 벗이랍니다.
바람이 무서운 때는
한 여름 태풍이 그렇고
한겨울 북풍이 그렇습니다.
광목에 솜을 넣어서 옷을 만들면
한 겨울 추위를 막을 수 있지만
민초들 생활 형편상 목화솜을
한 줌 듬뿍 넣어 따뜻한 옷
만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민초들에게는 여름
한 철 시원한 바람보다는
겨울의 북풍으로 매서운
찬바람이 무서웠답니다.
한 편 바람으로 웃는 사람
순풍에 돛달고 물고기 잡는
어부에겐 바람이 생명입니다.
돛단배로 물고기 잡는 어부에게
살랑살랑 부는 순풍은 희망입니다.
또 다른 바람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만들어 낸 바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려 신바람
봄 날 향기롭게 부는 꽃바람
뜻하지 않은 좋은 일로서
기쁨을 맞은 행운의 바람
애타게 그립고 그리운 님
만나 즐거울 때는 님 바람
분홍색 고운 치마 입고 싶은
젊은 여인의 희망바람입니다.
남자들이 여인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쓸 모 없는 바람도 있습니다.
요즈음 바람이 문제 되어
자기 남은 인생 한 순간에
망친 이가 하나둘이 아닙니다.
일을 저지르는 순간은 뒷날 닥칠
불행한 일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옛날이나 요즈음이나 누구나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책임지는
그런 행동 해야지 그러지 못하면
반드시 폐가 망신한다 했습니다.
신바람 꽃바람 행운의 바람
모두 좋은 것이지만 그 바람은
올바른 삶을 살 때 만들어집니다.
옛날 이름난 스님은 말씀하시기를
“ 바람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라 ” 했습니다.
젊은이에겐 사랑 가득한 님 바람이 그리운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