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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개나리연서
게시물ID : lovestory_852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땡삐1942
추천 : 3
조회수 : 3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17 02:12:47


개나리연서(戀書)

                                             

                                              윤호정

 

먼 산에 아지랑이 봄나들이 나올 때면

노랑저고리 갑사댕기 서둘러 단장하고

외소나무아래서 기다리는 소녀를 만나

학교 앞 산모퉁이 돌면서 손을 잡았지

 

사나운 비바람이 휘젓고 간 여름날오후

피다만 열다섯에 노랑나비가 된 꽃님이

배추밭에서 흐느끼는 내 어깨위에 앉아

날갯짓하며 하늘로 오르고 나만 남겨져

 

늦가을 노랑국화에 묻힌 작은 무덤하나

가슴에 묻은 사연 한평생 어루만지다가

아픔도 슬픔도 없다는 너 있는 곳 찾아

나 이제 지친 영혼안고 길 떠나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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