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의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그냥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어떤 성향의 커뮤니티인지, 어떤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29살 평범한 청년입니다.
듣고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할말도 많고 넋두리도 많지만 요약하자면..
예~!! 여기 정말 맘에 듭니다. 앞으론 여기 맨날 눈팅하기로 맘 먹었습니다.(거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ㅎ)
조금 넋두리를 해보자면..(재미도 없는데 글이 좀 길어질겁니다.)
전 이런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고, 활동을 하려는 마음조차 없이 그렇게 29년을 살았습니다.
대학교 다닐때 관심사는 오로지 노는거 뿐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학교를 다닐껄~~ 하는 후회가 가득하지만 그 당시엔 나름 바쁘게 살았다고.. 좀 즐기며 살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학점관리, 아르바이트(전 태어나서 지금까지 용돈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부모님의 교육철학이신데.. 참 어릴땐 많이 미웠었죠. 그렇다고 지금 안미운건 아닙니다 - _-;), 개인적인 공부만 하면 된다고 자만하고 나머지 시간은 친구들과 술푸기 바빴고 게임하기 바빴거든요..
여자친구요? ^^ asky
흠흠.. 아무튼 전 게임을 참 좋아합니다.
하는 게임은 많이 없지만 한번 잡으면 오래하는 편이라 종종 공략이나 정보를 얻으러 인벤이란 사이트를 들어가는데요.
인벤을 하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오픈이슈갤러리라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존재합니다. 거기서 처음 오유와 여성시대관련 글을 보고 오유와 여성시대라는 커뮤니티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흥미위주였습니다.
이게 뭔일이래? 왜 서로 싸우지? 오유는 뭐하는데고 여시는 뭐하는데야? 하면서 글을 읽다 링크를 타고 처음으로 오유라는 곳에 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좀 적응이 안됐습니다. 메인화면은 뭔가 막 있긴 한데 너무 작아서 알아보기가 힘들었거든요.
뭔가 이 사이트에 대해 알아보고 싶긴 한데 어딜가야 알아볼 수 있는지 한 10분을 헤매다가 제 스스로한테 욕했습니다.
'이런 xx.. 베스트 오브 베스트 글자가 저리 큰데 저걸 못봤나..' 하고요. ㅋㅋ
암튼 베오베를 눌러서 글 몇개를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그때부터 시간이 훅훅 지나가더군요.
퇴근하고 나서도 머리속에 맴돌다가 저녁먹고 바로 컴터를 켜서 베스트오브베스트를 역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고 보고 있는데.. 진짜 거짓말같이 해가뜨더군요. (맘속으로 외쳤습니다 X됐다.. 라고요..ㅋㅋ)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 출근한 후 비타500 3병 먹으면서 버티다가 집에와서 또 하루종일 못봤던 베오베 글들을 보고..
그렇게 몇일을 보냈습니다.
진짜 개안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장난을 치긴 하지만 과하지 않고 진중하며, 예의발랐습니다.
무엇보다 그간의 행적이 어땠건 간에, 현재의 그 사람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 건강해 보였고 운영자분의 소탈함에 놀랐습니다.
죄송합니다란 다섯글자가 쉬이 보일지 모르나 29살밖에 먹지 않은 저조차 학생에게 진심을 다해서 미안하다. 라고 얘기하는게 참 어렵게 느껴지던 저로썬 참 대단해보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랄까요. 그런것이 따듯하고 착해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눈팅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소위 '아재'분들이 베오베를 많이 가셨는데요. 진짜 모니터 화면으로 사진을 보는데 소름이 돋을 수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는데, 화면을 통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 한장한장의 사진들에 염(念)들이 담겨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작품에 혼을 싣는다는게 어떤건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진짜 이걸 엄청 잘 표현하고 싶은데 필력이 부족해 표현을 못하겠네요.. 진짜 오유가입1일차지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재들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월요일부터 지금 일요일 아침 7시가 될때까지.. 쌓여진 모든 베오베 글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라면.. 나도 재밌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라구요..
그래서 가입했습니다. ^^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다들 심신이 많이 힘드시겠지만..
여러분들의 그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그것에 감화되어 함께 걸어가기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따위 필요없다고 해도 어쩔수 없어요 ㅠㅠ 이미 가입했습니다.)
애초에 저따위 뉴비가 쓸만한 내용은 아닌거 같고.. 닉언급은 안된다고 하지만.. 한말씀 올리자면요.
사실 제가 가입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계~속 눈팅하다가 새벽쯤에 salem님이 쓴 글을 보게됐습니다.. 오유에 조금 실망하신 것 같더라구요.. 가입조차 안한 제가 다 너무 허무해서 한숨을 푹푹 내쉬며 베오베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그분 글이 베오베에 딱 뜨더라구요.. 전 그분 글이 베오베에 올라간거보고 너무 기뻐서 '다시돌아오신건가?' 하고 응원한다는 댓글을 쓰기 위해 가입했습니다.(알고보니 이틀전에 쓴글이 추천받아서 베오베에 올라온거라고 다른분이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전 닉 바꾸셨다가 다시 돌아오신줄알고 되게 기뻣는데..ㅠ)
아무튼..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어떤 마음이실지는 모릅니다. 어쩌면 실망하셨을수도 있고 기운이 좀 빠지셨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님을 보고 발을 동동구르며 아 힘빠지시면 안되는데.. ㅠ 하고 가입까지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힘내시구 화이팅입니다!
각설하고..
제가 저번주 월요일날부터 지금까지 뜬 모든 베오베글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공통된 감정은 따뜻함이었습니다.
날선 비판도 첨예한 논쟁도, 그 기저에는 서로의 생각을 존중함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참 피곤한 일이고 지키기 힘든것일텐데 운영자님도, 오유유저분들도.. 참 잘 지켜오고 있단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글을 잘 쓰진 않겠지만 눈팅으로나마 같이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되겠죠?
(내치지 말아주세요. 내쳐도 안나갈거니까요. ^^;)
가입인사할거면 짧게 해야되는데 너무 길게 적은거 같네요..
아재들 때문에 그간 눈이 많이 높아지셨죠??
그 높아진 안목 낮춰드리고 떠나겠습니다. (전 똥손이라 3년전 갤2로 찍은 사진 몇장 투척하고 사라지겠습니다. ㄷㄷ)
마지막 사진은.. 첨언하자면 세월호사건 이후 안산 고대병원입니다.
제가 안산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중이라 이 당시에 인력이 부족하다고 교육청에서 공문이 와서 단원고학생들을 위해 자원봉사할 사람들을 모집했었거든요.. 그래서 자원했었고 안산 고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단원고학생들 상태를 파악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전 단원고 학생들이 낮에는 친구들이랑 웃고 농담하다가도 밤만되면 머리를 움켜쥐곤 신음하면서 운다는 학부모님의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지만.. 꼭 제대로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첨언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