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0%에 육박하는 민주당의 고공 지지도의 근본적 원인이 문재인표 당 혁신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는 분들이 계셔서 재작년에 민주당 혁신안에 대해 분석한 글을 다시 올립니다.
아래 혁신안의 내용 중 비례대표 선출문제만 김종인에 의해 부분적으로 실현이 되지않았을 뿐 대략 90% 정도는 혁신안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은 기존의 종이 유령당원과 정치자금을 틀어쥔 소수 정치 보스
(김한길, 박지원, 정동영, 안철수 등 동교동 인사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의원들이 뱃지를 위해 당원과 국민의 여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로 변신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이런 혁신에 부정적인 일부 세력의 저항이 있겠지만 우리에겐 민의의 수호부대인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자 결사체인 수십만 권리당원이 있습니다.
1. 야당의 구조적 한계로 인한 민심과 당심의 불일치
이동학 혁신위원이 지적했듯이 새정치연합은 호남의 50대 중후반이 당원의 주류다. 물론 이들은 청년시절 김대중을 열렬히 지지하고 끝내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공로가 크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세상은 바뀌었다. 야권의 주력 지지층인 수도권 3~40대는 야당의 환골탈퇴를 갈망해왔지만 늘 좌절당했다. 자신들을 위해 치열히 노력하는 모습을 야당이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미애 최고위원의 절규대로 당이 국민의 생활상의 구체적인 요구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원인은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당원들이 노쇠하고 수동적으로 의원들의 거수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끊임없는 혁신의 요구를 실천하지 못하고 낡고 폐쇄적인 당의 구조를 방치해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란 기득권을 수호하는 데에만 목을 매고 당원은 동원과 표몰이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도대체 신규당원 가입은 왜 이리 까다롭지? 그리고 유령당원과 2중 등록 당원은 왜 선거 때만 되면 폭증하는가? 진성당원은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 가? 전당대회 때 체육관 주위를 빼곡히 둘러싸는 관광버스는 과연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건가? 아니라면 누가 얼마를 어디서 조달하여 동원하는가?
이렇게 수동적 표몰이의 대상이 되어버린 당원이 다수라면 그 당에 당원의 진심은 물론 국민의 여론이 파고들 길은 없다. 오히려 자본의 손쉬운 통제수단이 되어 기득권시스템을 유지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당원이 손쉽게 당의 의사소통구조에 참여케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계파와 상관없이 공정한 노력으로 당의 지도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개혁과 개방은 북한만 해야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진정한 당 개혁은 당의 혈관을 뚫고 신선한 피가 돌도록 하는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정당 민주주의의 완성인 것이다.
2. 혁신위의 혁신안, 당의 구조개혁에 칼을 들다.
지난번 혁신안에 대한 글에서는 주로 중앙당의 의사결정구조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얼마 전 발표된 제10차 혁신안에서 나온 공천 룰을 중심으로 그 의의를 살펴보자.
공천이란 당이 공식적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국민에 천거 즉 추천을 하는 것이다. 근대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상 공직 후보자는 국민의 의사를 대리할 호민관이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정당과 국회가 이 신성한 대리의무를 재량권이란 명목으로 저버리는 경향이 커지자 이를 막고 국민의 일반의사는 물론 구체적인 요구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 강화해왔다. 대표적으로 후보 선출과정에 국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하고 임기 중이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민소환제도가 있다. 그리고 언제든 국민에게 자신의 활동에 대해 소상히 소명하는 보고의무제도 있다.
이번에 혁신위가 발표한 제10차 혁신안에는 이러한 원리가 곳곳에서 잘 반영되어 있다.
첫째, 국민 참여경선은 직접 민주주의 원리의 적극적 반영의 산물이다.
종이-유령당원과 이중등록 당원을 걸러내고 선출직 후보의 선출권을 당원과 국민에 부여한 것이다. 이제 계파 보스에 의한 공천권 장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후 시간을 두고 당원제도를 정비해가는 과정에서 권리당원의 권한비율은 상승조정될 수 있을것이다. 당원은 결국 국민이란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인 것이다. 공직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둘째, 정치신인에게 공정한 참여를 보장하고 청년,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중소자영업자에게 비례대표의 당선권을 보장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라는 실질적 평등원리의 구현이다. 이로써 87년 민주화의 결실을 독점해온 신흥 부르주아가 주도해온 여야 정당기득권세력의 헤게모니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수단이 확보된 것이다. 여당은 수백억대 자산가 야당은 수십억대 자산가들이다. 이래서 평균자산 1억 대의 중산층은 물론 빚밖에 없는 하층민들의 이해관계는 어디서도 풀 길이 없었다. 존재는 의식을 규정한다고 했다. 사회적 을들이 조직되고 권력에 접근할 수 있어야 그 길이 열린다. 사람사는 세상엔 부자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셋째, 부정부패한 후보자를 원천적으로 초동 단계에서 퇴출할 수 있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독점과 자본 세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인사를 선별하도록 해서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금권정치를 막아내고 나아가 정권의 협박과 회유에도 자유로운 사람을 키우게 될 것이다.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와 논객들의 글로 대신하기로 한다.
3. 혁신안은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의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런 혁신안이 친노세력에 유리한 패권의 산물이라고 비난하는 세력은 기득권세력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다. 도대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을 하는 인사들이 하나도 없다니 이게 제정신인가? 조중동과 심지어 진보 언론조차도 혁신안이 가지는 역사적, 정치적 의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저 혁신안을 둘러싼 당 내분 상황 그것도 일부 분란조장세력에 치우친 보도로 야당을 질타하기에 여념이 없다. 정치적 허무주의와 무기력을 확산하여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막고 여야의 기득권체제를 온존 강화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저들이 공통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일반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그로인한 정치개혁이라면 결론은 나왔다. 그토록 떠벌리는 친노 세력이란 바로 6.10 항쟁의 진짜 주역인 非특권 일반시민인 것이다. 바로 이 땅의 甲들에 의해 주인의 지위를 잃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정치적으로 소외된 그러나 뜨거운 개혁의 열정을 가진 乙들인 것이다.
4. 친노세력이란 정당 민주주의를 통해 사람사는 세상을 갈망하는 일반시민!
우리는 80년 광주를 거쳐 단련되고 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어냈으며 자랑스런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우리가 실질적인 사회의 주인이자 역사의 주체다. 그러나 87년 체제의 수혜는 엉뚱하게도 재벌과 족벌 언론 그리고 무늬만 민주주의인 여야의 기득권 정치세력이 나누어 가졌다. 평시엔 그런 이익을 서로 향유하면서 선거철만 되면 지역으로 계층으로 갈라져 대단한 대립과 갈등 상을 연출하고 당선 후에는 룸에서 ‘부라보’를 외치는 그들이다. 대단한 甲들의 정치적 쇼에 속고 또 속아왔다.
심지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팔아먹는 자들이 두 분의 이름으로 우리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와 주장을 왜곡하고 폄훼한다. 지금도 친노패권세력이란 조중동이 만든 프레임으로 당의 혁신을 가로막고 분열을 조장한다. 정당한 절차로 당선된 당 대표를 초장부터 주구장창 씹어 돌린다. 김대중-노무현이 오랜 세월 정치역정에서 당한 온갖 험한 음해를 노골적으로 가하면서도 뻔뻔하기 그지없다.
그들도 사실은 알고 있다. 두 분 대통령을 만든 시민의 힘이 결집하여 시민을 위한 진정한 민주정치를 실현하려 할 때 자신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그래서 김한길은 재보궐 선거 후 문재인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친노 세력을 지칭하여 ‘모바일 세력’이라고 비아냥댄 것이다. 기득권의 안전장치인 종이 유령당원이 아니라서 자신들은 도저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세력!
바로 깨어 있는 참여 민주시민이 바로 그들이 노란 딱지 붙인 친노패권세력의 실체란 것을 김한길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어디 김한길 뿐이랴. 이름을 대기도 부끄러운 종편 단골신사들로부터 연분홍치마까지 이들이 적개심을 가지고 질러대는 저주는 우리들 참여시민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리의 참여와 진출이 정말로 귀찮고 부담스러운 거다. 그들은 그들만의 성채에서 영원한 甲으로 살고픈 거다. 정권교체? 사회개혁? 경제민주화와 복지? 그건 그냥 당근이다. 당나귀를 부려먹기 위해 눈앞에 달랑달랑 매달아 둔 붉고 탐스런 당근이다. 그래서 진정한 혁신은 진짜 당근이 되어야 한다. 혁신은 먹을 수 있는 진짜 당근이다. 내 말은 당근 진실이다.
ps.
이 글을 쓴 시점이 2015년 10월이니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민주당이 변모했네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옛 새정연과는 너무도 달라지지 않았나요?
김한길-안철수가 당대표하던 시절! 참 끔찍했지요.
박지원이 혹여 당대표가 되었다면 지금의 궁물당이 민주당의 모습이었겠지요.
후덜덜 하지 않으세요? 탄핵은 커녕 새누리 박그네의 집권연장이 실현되지 않았을까요?
정유라가 제2의 박그네로 추대되었을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