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독면 귀신
모 상사(당시 계급 : 중사(진))가 근무 중 순찰을 돌 때 시간이 약 3시 쯤이었다고 합니다.
주 도로를 따라서 플래시를 이리저리 비추면서 순찰을 돌던 중
작전지역 연병장에서 방독면을 쓴듯한 사람의 형체와 마주쳤다고 합니다.
대략 이러한 형태를 가진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여튼
그 분이 플래시를 그 형체한테 비추며 "이 새끼야, 너 뭐야!'라고 했는데
그 소리를 들었는지 잽싸게 도망가더랍니다.
그렇게 주도로를 따라 추격전을 벌이고는 그 형체가 탄약고 뒤로 숨는 것을 확인하였고
당시 탄약고 초소 근무자들에게 "혹시 방독면 쓴 미친놈 내려오는 거 본 적 없냐"고 물었는데
병사들은 아무것도 안 지나갔고 그 분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내려오는 소리만 들었답니다.
그래서 자기네들도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공포탄을 장전시켜 놨다고...
재차 물어봐도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아무도 지나간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그 분은 한동안 야간 작전지역 순찰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탄약고나 작전지역 정문 근처에서 자주 출몰했다고는 하지만
가끔 야간 근무 복귀할 때 구관 복도(좌측 문과 우측 문까지 그냥 뻥뚫림)를 본 사람들이
끝에 그 형체가 서 있었다고 증언하는 사례도 꽤 많았습니다.
2. 근무자를 깨우는 귀신
제가 휴가를 갔다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이야깁니다.
당시 휴가 때 잠을 너무 못잔 탓에 너무나도 피곤하였고 결국 개인정비 시간은 잠으로 보냈으나
야간 근무때도 피로가 가시질 않아서 엄청 고생했었습니다. 살아는 있지만 뇌는 거의 작동을 안하였지요
위병소 초소 부사수 위치에서 근무중이었는데, 사방이 막힌 밀폐된 공간입니다.
대략 이러한 구조의 공간인데 저는 당시 선반 옆의 공간에서 기대어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를 서던 사수도 오늘은 피곤해보이니 편하게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졸음을 견딜 수 없었고 저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졸음과 싸우다 보니 누군가 저의 어깨를 쳤습니다.
창 밖을 보니 후번 근무자들이 오고 있기에 아 나 깨운거구나 싶었습니다. (당연히)
그래서 수하를 하고 교대를 하고 걸어올 때 생각이 났습니다.
저 초소는 한 명이 들어가는 초소라는 것을 말입니다.
단지 제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만
제가 이 이야기를 동기에게 했더니 자기도 몇 번 겪었다더군요.
한동안 위병소 초소로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거기 다른 귀신도 있다고..
3. 가짜 후번초 / 가짜 수하자
야간에만 투입하는 경계 초소가 있습니다. 이건 여러 선임과 동기들이 겪었었는데
야간 첫 근무 투입자들이 그 초소에 갈 때 누군가 수하를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상한 것은 당일 암구어가 아닌 다른 문어를 말한다는 점과,
이 부대 인원이 아닌 듣도보도 못한 관등성명을 댄다는 것.
수하를 받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어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초소 안에는 아무도 없고요. 저도 한번 겪은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 어떤 선임은 근무를 서는 도중 교대 시간이 다 되어 밖을 보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한 무리가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정말 오와 열을 칼같이 맞추고 발까지도 맞추며 아무런 감정이 없는 로봇마냥
서로 대화도 하지 않고 걸어오더랍니다. 그래서 수하를 하는데 수하까지 무시...
그렇게 진중이 눈 앞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 '내일 아침 저 녀석들을 털어야겠다'며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기다리는데 약 5분 정도 뒤에
밑에서 또 다른 진중이 올라오더랍니다. 이번에는 수하를 받습니다.
선임은 올라오는 진중에게 "너네 아까 투입하지 않았냐?"고 물으니
불침번이 실수로 근무자들을 늦게 깨워서 이제서야 투입했다고 하더랍니다.
아까 지나간 진중 근무자들은 가짜였던 것이죠. 후교대에 대해 뭐라할 겨를도 없이
후번초가 오자마자 잽싸게 그 초소를 빠져나와 거의 도망치듯이 복귀했다고 합니다.
'야간에 한 곳을 집중적으로 바라보거나 멋대로 상상하지 말라'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