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이맘때였습니다.
방학이라 피서를 갔었습니다.
피서지에서 놀다보니 금방 해도 질것 같고..
결국 민박을 잡기로 했습니다.
때가 때이다 보니 민박집이 귀했기에.. 방이 남은 곳은 두 곳 정도..
그중에 한 곳은 또 터무니 없이 비싸고 해서, 결국 묵을 집은 정해졌죠, 뭐.^-^;
짐을 내려놓고 샤워를 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집은 해가 들지 않더군요.
찜찜한 기분도 들고..
뭐 하루 묵고 갈 건데 상관 없겠지 하고 고기도 구워먹고, 11시쯤 자리에 누웠습니다.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잠도 잘 오질 않고..
거의 한 두 시간을 뜬눈으로 누워 있었죠.
엄마랑 전 방문쪽에 머리를 두고 잤었습니다.
저는 바로 누워 있으면 잠이 오질 않아서 엎드려 누워 있구요..
그런데..
그 가물가물한 시야에.. 부엌에서부터 머리가 단발보다 조금 긴, 어깨까지 오는 물에 젖은 머리를 가진.. 원피스였나, 아무튼 긴 치마를 입은 여자 형상이..
정말 "다다다다다다닥!!!" 하는 식으로 정말 빠르게 기어가는 겁니다..
보통 그렇게 빠르게 기어간다면 무릎이 쿵쿵 바닥에 찍히는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런데 마치 바닥에서 1센티는 떨어져서 기어가는 것 마냥...
게다가 그 기어가는 모양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순간 잠이 확 깨고;;
소리도 못 지를 정도로 놀래서는 새파랗게 질려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죠..
그 여자형상은 아빠랑 동생이 자고 있는 방으로 기어가더군요..
소리를 지르거나 엄마를 깨우거나 하고 싶었는데 정말 너무 무서워서 꼼짝을 못하겠는 겁니다..
귓가가 웅웅 울리고..
또 땀이 흥건해져서는 잤는지 안 잤는지 조차 구분도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는 상태로 있다보니 어느새 아침이더군요..
밤에 있던 일 때문에 일어나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아빠가 밥상에서 하신 말 때문에 그대로.. 무서워서 울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빠 : 아.. 잠을 푹 못 잤어, 피곤해.
엄마 : 왜요?
아빠 : 가위에 눌린 거 같아.
엄마 : 피곤했나 보네. 그럼 좀 더 쉬다 가자.
아빠 : 피곤한 건 피곤한 거고..
밤새 어느 여자가.. 날 타고 올라 앉은 거야.
근데 다리모양이 이상해서 보니까 다리가.. 무릎 아래가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짓뭉개져서 없더라고.....
무서워서 혼났어, 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