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봐주세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수요일 밤만 되면 어딜 다녀오는지 모르겠다.
물어보기라도 할 때면 대답을 피하거나 내 말을 못들은 척 해버린다.
처음에는 나 모르게 남자라도 만나나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동안 특정인을 만나고 온다는 점이 조금 수상해졌다
마약에 손이라도 댔는지.. 아님.. 밤일을 하는 건지..
방탕한 편이기도 하고 워낙 과거가 화려했던지라..
한 번 쯤은 제대로 얘기해보고 싶었다.
5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솔직해져야 하지 않나.
얘기 좀 하자고 입을 떼려고 할 때마다 나더러 좋은 친구가 아니라느니 너무 통제하려 든다느니 하며 몰아부칠까봐 조바심이나고 겁이 났다.
그래서 어쩌지는 못하고 그저 나에게 숨기는 비밀이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음을 넌지시 티만 내고 말았다.
어린애 같은 행동이었지만 달리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어느 날 룸메의 뒤를 밟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늘은 수요일 밤. 어김없이 룸메는 집을 나섰다.
빠르고 조용히 집을 빠져나와 뒤를 쫒았다.
10분 쯤 걸어가다가 룸메가 교회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잠깐만. 교회? 헛웃음이 터졌다.
왜 진작 교회에 다닌다고 얘기하지 않았지?
내가 너무 과민반응했구나 싶어 다시 집으로 향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주전자에 물을 올렸다.
바보같던 의심은 털어버리고.. 그래 내가 모든 걸 알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이 지나자 룸메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거실 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안젤라 수녀님께 했던 얘기를 나한테도 해주겠어요?"
"제 룸메이트가 네 달 전에 자살을 했는데요.. 아직 이 집에 있는 것 같아요."
주전자 뚜껑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