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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올라온 군 관련 청와대 청원글
게시물ID : military_849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디독
추천 : 17
조회수 : 713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7/12/07 10:59:07
안녕하십니까? 이 글을 읽어주시는 국민여러분과 많은 청원글을 보시느라 고생하시는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올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 군의관입니다. 제가 군생활동안 미쳐 완수하지 못한 일이 있어 이렇게 청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군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예방의학전문의로 활동하며, 국군 장병에게 생기는 여러가지 감염병 직접 조사하고, 관리하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장병의 건강에 대해 국가의 보호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있어 이를 알리고 여러 분들의 도움을 구하고자 합니다. 또 집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돌이 막 지난 제 두 아들 쌍둥이가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국민들 중 많은 사람이 감기에 걸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발령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걸으며, 집에서 따뜻한 차와 귤로 감기를 이겨낼 것입니다. 

그러나 감기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추위를 견디고 있는 국군 장병에게도 찾아옵니다. 단 한 명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닌 한 내무반 인원 전체, 한 대대 인원 대부분에게 찾아옵니다. 

감기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대부분입니다. 장병이 걸리는 감기도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바이러스의 종류가 좀 다릅니다. 

장병의 감기는 주로 아데노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깁니다. 일반 국민에게도 흔히 있는 바이러스이지만 장병들에게서는 부대 내에서 감기 유행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군대 내에 감기환자는 동절기에는 급격히 증가하며, 매년 전체 장병의 60~70%이상은 감기를 경험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감기에 걸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추운데 감기에 걸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군 장병이 겪고 있는 감기에 관련된 문제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스페인 독감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1차 대전 말이던 1918년 유행한 인플루엔자(독감)로 2,500만 명정도의 사망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이되는데, 주로 군인을 중심으로 발생되었습니다. 이후 여러번 군인들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일어나고, 여러 다른 감염병이 발생하며, 각 국가들은 장병의 감염병 예방에 매우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군도 한국군과 유사한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한 감기로 1950~60년대 큰 고통을 겪었는데, 한 분대에 10명의 신병이 있으면, 2명은 병원에 입원하고, 6명은 입원할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 심한 감기몸살로 훈련을 받울 수 없어 결국 2명만 제대로 훈련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이후 미군은 예방백신을 개발해서 보급하고, 장병의 생활환경을 개선해서 현재는 그러한 감기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군은 다릅니다. 아직도 매년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한 감기 유행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동절기에 입소하는 신병들은 전체 장병 중 80%이상이 감기에 걸린 채 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된 교육이 가능할런지도 의문이고, 장병들도 매우 고통스러울 겁니다. 

폐렴으로 청원을 올렸는데, 왜 감기이야기만 나오는지 의심스러우신분이 있으실텐데, 감기와 폐렴은 때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병입니다. 감기가 많으면 그 중 폐렴 환자도 나오는 것이고, 폐렴환자가 많으면 그 중 사망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생기니까요.

저는 3년의 군생활동안 총 5명의 장병이 폐렴으로 인해 사망한 것을 직접 조사했습니다. 모두 중증 아데노바이러스성 폐렴에 의한 사망이었고, 평소에는 지병하나 없이 건강한 장병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수십명의 장병이 체외순환기에 의해서 목숨을 겨우 건지고, 수백명의 장병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선진국 군대에서는 없는 일입니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 중 우리나라가 특히 군 장병의 폐렴 사망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결방법은 있습니다. 장병에게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해서 투여해주고, 생활환경과 같은 기본권을 보장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있는 대답을 실천하지 못해 올 겨울에도 2~3명의 장병은 사망할 것입니다.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미군이 투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병 1인당 20만원 정도가 듭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맞는 백신이 아니라 새롭게 개발을 해야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연간 500~600억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또 방법이 있습니다. 장병의 생활관을 구식 침상을 쓰는 생활관에서 한방에 5~6명이 생활하는 침대형 생활관으로 교체 해주는 것입니다. 과거 장병의 생활관 개선사업으로 수 조원을 소모하였지만 아직도 전방의 10만명 정도의 장병은 구식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침상을 쓰는 생활관에서는 감기, 폐렴 발생이 극심합니다.

여기서 국민여러분과 관계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 중 올해도 2~3명이 폐렴으로 인해 사망할 것입니다. 이 장병의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끝으로 제가 군생활하는 동안 장병의 감염병을 다루며 항상 했던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 장병은 국가가 필요로 인해 가족 품에서 빌려온 소중한 사람입니다. 국가는 장병을 가족의 품으로 건강히 하나도 다치지 않은 채로 돌려주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출처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738?navigation=pet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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