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참 많은 나라에서 살아봤어요...
필리핀도 그 하나죠...
하지만 필리핀의 경우는 20여년전 20대 초반에 경험한 것이라 기억이 잘 나네요...
당시의 저는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마닐라 항구에서 살았죠...
마닐라 시의 마닐라 항을 우리는 그냥 에르미타지구라 불렀고, 환전소나 SM과 같은 백화점, 필리핀여자대학같은 많은 볼거리들이 밀집한 곳이었죠...
영국이나 일본같은 곳에서야 거지생활하지만 필리핀은 꽤나 넉넉한 생활을 보장했었죠...
그래서 1층 거실에 2층 침실인 주택을 빌려살았죠...
아침일찍 2층 침실의 발코니에서 모닝커피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필리핀 자전거 택시(시끌로??? 릭샤??? 트라이시클??? 등의 이름)의 기사가 어떤 여자랑 시끄럽게 다투더라구요...
점점 거칠어지며 남여가 싸우는데 참... 심하게 싸우데요...
여자가 밀리자 곁에 있던 식당의 안전요원(필리핀은 총기소유 자유라서 총기 보유한 가이드)이 다가와서 뭐라 하더군요...
저는 당시 불구경, 싸움구경을 마다않는 여행자이다 보니 계속 보고 있었죠...
자전거 택시기사가 총가진 안전요원과도 말싸움을 하데요...
한창 말싸움하다 안전요원이 총을 꺼네들더군요...
자전거 택시기사는 바로 도망가더군요...
무서운건 안전요원이 그냥 총을 두방 쏘더라구요...
기사는 허벅지와 다리에 총을 맞아서 10미터 정도 거리에서 꾸구라졌구요...
안전요원은 아주 천천히 운전기사에게로 가더라구요...
저는 설마 다시 총을 쏠줄은 몰랐어요...
기사 머리에 총을 겨누고 뭐라 말하더군요...
그리고 가차없이 탕....
제 생애 처음으로 목격한 살인현장이었습니다...
뭐... 나중에 알아보니 여자는 택시기사 마누라...
부부싸움이었는데 오지랖 안전요원 살인...
그러나 3000개의 섬을 가진 필리핀에서 살인자를 찾기는 정말 힘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