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나 수치를 찾자면 제가 너무 골치아파져서 기억나는 대로 서술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는 맨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하는 대부분의 기사들에
모예스가 망가트렸다는 수식이 붙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적시장을 보면 실상 맨유가 원한 리부트는 지금 시점에 맞춰져있었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네요
모예스 취임 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황을 먼저 보겠습니다.
몇시즌 동안이나 맨유는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웃인 맨시나 경쟁상대인 첼시와의 투자규모 격차는 날이 갈수록 늘어났죠.(물론 이 두 부자구단이 인플레를 일으키긴했지만)
구단주가 개인 부채를 구단 수익으로 갚는 문제로 구단 살림에도 문제가 있었고 부채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경기장 밖에선 서포터들이 구단주의 퇴진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계속되습니다. (해외구단주에 대한 반감도 있었고)
- 공격진에 반페르시를 영입하긴 했지만 팀의 핵심인 웨인 루니와 포지션 문제가 대두되면서 갈등이 있었고
치차리토는 오랜 백업 생활에 지쳐 점차 폼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웰벡은 늘 마무리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 중앙미드필더는 스콜스가 은퇴를 번복하고 그라운드에 복귀해야 할 정도로 붕괴된지 오래였습니다.
질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었고 긱스가 중앙으로 옮겨왔음에도 숫자가 부족했죠.
클레버리는 기대주일 뿐이었고 플레처는 질병으로 시즌 내 얼굴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안데르손은 유망주 시절 이후에 기량이 정체되었습니다.
믿을맨은 오직 캐릭 뿐이었는데 피로 탓인지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 윙으로 옮겨 살펴보면 애슐리 영은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나니는 팀에 대한 충성심에도 불구하고 신임은 받지 못했죠.(기복 역시 여전했습니다)
발렌시아는 제 몫을 해줬지만 공격기여는 아쉬웠습니다.
카가와는 중앙에서 자리를 옮겼지만 포지션보다 리그적응에도 힘겨운 모습이었고 신임 또한 얻지 못했습니다.
- 수비수 필 존스와 크리스 스몰링은 확실히 기대되는 기량을 보였고 필 존스는 미드필더로 스몰링은 오른쪽 풀백으로도 활용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퍼디난드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모습을, 비디치는 부상 이후 자신감을 찾지 못하는 듯했지만
신예들에 대하 기대와 맞물려 상쇄되는 부분이 있었죠. 에반스의 경우에는 꾸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늘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베인스와의 링크와 더불어 나이를 걱정하는 기사가 늘어났지만 에브라의 기량은 확실했습니다. 오른쪽엔 하파엘이 굳건했구요.
- 이적 첫 시즌 공중볼에 대한 불안과 수비지휘에서 우려를 샀던 데헤아는 린데가르트와의 경쟁을 극복하고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스쿼드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 퍼거슨 감독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때문에 후임이 받을 그림자가 더 짙어졌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힘을 발휘한다는 주장으로 비난 받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죠.
↑ 고통받는 모예스
하지만 퍼기가 다음 세대의 감독에게 물려줄 유산은 확실히 매력적이라 볼 수 없었습니다.
팀 스쿼드 안에 해결되지 않거나 억제해온 문제가 만연해있었고 리그 톱 클래스 선수라고 할만한 이도 몇 남지 않았습니다.
베테랑 미드필더 긱스와 스콜스(퍼디난드까지도)는 은퇴를 생각해야했고,
구멍난 중앙 미드필더에 대한 문제는 몇시즌 동안이나 지적되어 왔지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선수 방출과 판매를 통한 빅샤이닝인데 구단의 부채 문제로 이 또한 쉽지 않았죠.
후계자로 모예스 감독이 지목된 이후 대체적으로 여론 대부분은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모예스가 그간 에버튼에서 보여준 능력은 중소클럽 위치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고
프리미어리그 감독으로 팀을 늘 상위권으로 이끌이던 점, 퍼기와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점은 가산점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빅클럽을 지휘해본 경험이 없다는 우려는 사실 훌륭한 능력을 지닌 중소클럽 출신 모든 감독들이 자격이 없다는 말과 같기에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남아있었습니다.
팀의 상징으로 성장한 웨인 루니와의 불화입니다.
루니는 에버튼 출신으로 데뷔 이후 센세이션한 활약을 보인 끝에 맨유로 이적합니다.
이 과정에 맨유에서도 이미 여러번 보인바 있는 공공연한 갈등을 일으키죠.
비단 모예스 감독 뿐만 아니라 에버튼 서포터들에게도 증오의 대상으로 유명합니다.
맨유 이적 후에도 레알, 첼시, 맨시까지 이적설이 날때마다 팀을 흔들며 본인의 위상과 연봉을 업그레이드해왔죠
선수 대하기가 엄하기로 유명한 퍼거슨 감독의 역사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팀 위에 있었던 선수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팀에 그를 대신할 월드클래스급 새인물을 들이기가 힘들었다는 해석도 가능해집니다.)
리그 내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선수 간 불화가 있는걸 알면서도 모예스를 선임한 구단의 의중이 궁금해집니다.
상대는 구단을 상대로 파워 게임에서 한번도 진적이 없는 선수인데 말이죠.
↑ 에버튼 시절의 웨인 루니. 솜털이 뽀송뽀송하던 애송이가 팀 맨유를 쥐락펴락하게 된다.
거기에 프리시즌부터 반페르시의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에 의문을 제기했고
본인 이적 1년만에 사전에 어떤 언질도 없이 퍼기가 그만두고 새감독이 왔다는 것에 대한 충격이 큰듯 했습니다.
팀 내 몇안되는 (루니, 반페르시, 데헤아 정도?) 스타 중 이미 둘과의 반목이 시작되었죠.
단 둘의 힘으로 맨유의 리그우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웨인 루니와 반 페르시.
이미 불만을 드러내거나 표면적으로만 감춰진 채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먼저 언급한 선수 수급입니다.
구단 부채로 인한 문제와 더불어 첼시와 맨시티의 등장으로 맨유는 탑클래스 선수 영입에 애를 먹어왔습니다.
게다가 잉여자원 처분조차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했죠.
길었던 퍼기왕국이 끝난 뒤 구단의 미래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선수도 없었을테고
신임 단장은 기존 자원의 처분도, 새로운 영입에도 아무런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예스는 에버튼 선수는 절대 데려가지 않겠다는 본인의 작별인사를 번복하고 펠라이니를 데려오게 되죠.
바클리, 베인스 등 링크 되있는 선수는 많았지만 이전부터 에버튼을 떠나겠다는 뜻이 확고했던 펠라이니를 데려오며
친정의 출혈을 최소화하고 가장 문제였던 미드필더라인의 구멍을 메웁니다.
이것이 시즌 전 처음이자 마지막 영입이 되버렸죠.
구단 자체의 영입의지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세번째는 퍼기의 그림자입니다.
퍼기타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제로 맨유는 추가시간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구단이었고
이것은 퍼거슨 감독의 파워였다는 추측이 지배적입니다.
'축구는 아스날이 하고, 승리는 첼시가 하며 우승은 맨유가 한다'는 유명한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맨유는 꾸준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리그와 유럽 축구를 지배해왔죠.
커리어 동안 달성한 우승만 해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신임 감독은 트로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죠.
스쿼드에는 퍼기의 아이들로 불리는 92라인이 아직 남아 팀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퍼기의 힘으로 통제했던 언론들은 이제 맨유를 물어뜯을 때 이빨을 감출 필요가 없게되었습니다.
코칭스태프의 교체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었지만 이마저도 진통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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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모예스 취임 전부터 시즌 시작 전까지 제가 보는 맨유의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선 모예스 감독 하의 맨유의 13-14시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에버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