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 씨의 긴 글에는 전날 SNS에서 벌어진 날선 논쟁에 대한 보다 치밀한 성찰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 척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이라는 그대의 표현이 그 단적인 증거입니다.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 척'하는 짓은 '약자의 언어'인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 받을 지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메갈짓'이라는 또 다른 혐오 표현과 등호로 연결되는 데는 커다란 모순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메갈짓'은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 척'하는 짓으로 손쉽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왜?'라는 중요한 물음이 빠져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메갈짓'은 '미러링'(Mirroring·거울로 비추어주듯 상대방의 언행을 그대로 따라해 그로 하여금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만드는 전략)을 표방해 온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혐오 표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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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일본 제국주의가 안정화 되면서 '독립은 물건너갔다'는 체념으로 항일 독립운동이 위기를 맞은 시절 한반도·만주 등지에서 끈질기게 이어진 무장투쟁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 조선의 독립에 대한 당위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당대 일제와 친일 세력은 이러한 무장투쟁을 '테러'로 규정했죠.
하지만 해방된 이 땅에서의 역사적 평가는 다릅니다. 비약으로 다가갈지도 모르겠으나 한국 사회가 보다 평등해지면 지금의 '메갈짓'이 여성해방운동의 변곡점으로 평가받을 날이 올 수 있다는 여지를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약자의 외침일 수밖에 없는 '메갈리아'를 처음 접했을 때 '이갈리아의 딸들'이라는 소설을 가장 먼저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흔히 아는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뒤바뀐 가상의 나라 이갈리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역설적으로 차별받는 현실 세계 여성들의 현실을 오롯을 드러내는 '미러링'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죠.
http://m.nocutnews.co.kr/news/4883436#_enliple 증오를 신념으로 삼는 메갈을 혐오하는 유아인이 문제라는 이진욱 씨.
나쁜 걸 혐오하는 게 문제라니 참 어처구니 없네요.
메갈짓이 여성해방운동의 변곡점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데는 동의함.
2000만 안티를 만들어서 그간의 성과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재건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게 만들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