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서 20년 정도 시간이 흘렀네요.
전 시골이 고향입니다.
어릴적 불알 친구들과 낚시를 자주 다녔어요.
이 얘긴 중학교 2학년 때 겪은 실화입니다..
주말저녁 집에 혼자 남게 됐습니다.
지루하게 TV만 보고 있자니 어느덧 시간은 새벽1시를 넘기고 있었어요.
낚시를 가려다 보슬비가 오고 있어서 포기했죠.
누워 있다보니 순간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월척 잡는 꿈을 꾸다 깨어보니 새벽 3시..
순간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 아! 이건... 나에게 월척이 온다는 계시구나...
미친 듯이 낚시짐을 꾸렸습니다.
집에 자전거가 있어 자전거 뒤에 가방을 싸메고 신나게 비비기 시작했습니다.
보슬비가 아직 내리고 있었죠.
시야가 흐리고, 비가 오니 당근 달도 없겠다.. 칠흙 같은 어둠을 뚫고 산기슭을 올라갔습니다. 비포장이라 올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저수지 사이즈는 축구장 반 정도 됐었습니다.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죠.
도착해보니 저기 멀리서 불빛이 보였습니다.
어... 저긴 나의 전용 포인트인데.. 낚시할 자리가 별로 없는 저수지라 삐리하게 들어가면 가시덩굴 나무가 많아 힘이 듭니다.
그나저나 지금 이 시간에 저기서 낚시할만한 사람이 누구일지 궁금해서 불러볼까 하다가 그냥 놔두고 처음 보는 길로 길을 만들면서 들어갔습니다. 낫을 들고 다녀서 길 만드는데는 이골이 난 상태였죠.
제방을 중심으로 산기슭 쪽으로 들어가는데, 이상하게 길을 만든 흔적이 보이는 겁니다. 친구들과 길 만들려다가 포기한 장소라... 아무튼 수월하게 진입했습니다.
아니 근디 이게 뭔일이다냐... 들어가보니 예전엔 없던 4평 정도 되는 바닥을 평지처럼 만들어 둔 게 아닌가.. 여기다 누가 포인트를 만들어 둔 거지 하며 낚시대를 폈습니다. 근데 수심이 너무 깊었어요. 초릿대 끝까지 찌가 올라갔습니다.
낚시대 3대 피고 쪼그리고 앉아서 빨간 떡밥 던져 투척. 입질 없었습니다.
입질질도 없고, 비도 오고, 건너편에선 후레쉬 돌리지 아... 짜증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 바닥이 진흙이었어요. 나라시 좀 제대로 하고 포인트를 만들던가 이건 뭐 발도 푹푹 빠질 지경..
그렇게 시간을 보니 4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물안개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비 맞고 왔더니 으슬으슬 추워졌죠.
비도 그쳤으니 뒤에 가서 지렁이 잡아 입질 받아볼까 해서 땅을 파봤습니다.
이상하다...
산지렁이가 안 보이고... 일반 지렁이가 바글 바글거렸습니다... 보통 산지렁이가 많습니다, 비오는 날엔..
땅을 여기 저기 파다 보니 이상한 아니 악취 비슷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리고 또 처음에 진입할 땐 몰랐었는데 포인트 자리 만듵어 둔 거 치곤 너무 큰 게 아닌가...
거기다 건너편에선 낚시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불빛이 이쪽으로 자주 향하고... 낚시를 한다면 케미가 있어야 하는데... 안 보이잖아 ㅅㅂ.. 순간 머리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물안개는 더욱 더 시야를 가렸습니다.
뒤에서 산짐승 발자국 소리가 내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에... 뒤를 향해 랜턴을 돌리니 너구리 불빚이 들어왔습니다. 돌을 던지니 도망가더군요. 헌데 이상했던 건 산짐승들이 계속 제 주위를 서성이면서 다가오려고 하던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전 초딩 때부터 아부지와 야간 사냥 써치 들고 다녔던지라 겁이 없습니다. 촌놈이다 보니 웬만한 건 겁도 안 났죠.
근데 그 때는 느낌이 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사람인지라 무서워지기 시작했죠.
참자. 해가 뜰 때까지 버티자. 하고 낚시에 집중하려고 해도 집중은 커녕 누가 뒤에서 제 머리채를 잡고 당기는 것처럼 머리가 곤두섰습니다. 그 찰나에 찌가 쑥! 쑥! 빨려 들어갔습니다. 앗 챔질해보니 째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잉어구나, 대물 잉어다. 본능적으로 몸으로 느꼈습니다. 제가 살면서 그리 큰 걸 잡아 본 적은 그 당시 때 최초였습니다. 60 정도 됐을 겁니다. ㅋㅋ
그렇게 한 마리 잡고 나니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한 대 피면서 마음 좀 가다듬는데 건너편에서 철수를 하려고 하는지 나가는 길쪽으로 향했습니다.
근데 돌연 제 쪽을 향해 뛰어오는데 ㅅㅂ 기분 묘해지더군요.
순간 옆에서 받침대 빼서 의자 옆에 놔두고 기다렸습니다...
제 쪽으로 서서히 불빛이 가까워 오더군요. 심잠이 요동친다는 게 무슨 소린지 그 때 깨달았습니다.
여자가 뛰어오고 있더군요.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x됐다.. 전 받침대가 옆에 있었지만 잡지 못하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얼굴엔 귀신 화장을 하고 붉은색 한복을 입고 달려 오는 그 모습에 전 100% 귀신이구나 싶어 엎드려 울면서 빌었습니다.. 살려주세요 하면서 엉엉 울었어요.
근데 그게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절 부르는 거였습니다.
" 학생 빨리 여기서 나가!!! "
고개를 들어보니 무당 아줌마였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아줌마한테 와락 안겨서 아줌마 귀신인 줄 알았다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무당 아줌마는 연신 빨리 여기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라 물으니,
" 학생 여기... 애기가 있어... "
" 그게 뭔 소리에요? "
" 자네 발 아래에 애기가 묻혀 있다고...
여기 주변이 전부 애장터야.
자네 옆에 자리는 어제 저녁에 이장했고, 자네 발 아래 있는 건 지금 해야 돼.
저녁에 파다가 비 때문에 멈췄다가 지금 옮기려고 준비 중이니 어서 이 자릴 피해. 건너편에서 제를 올리고 이장 준비 중이니까. "
여지껏 시신 위에서 낚시하고, 이장한 자리에 가서 지렁이 캐고.. 그리고 그 의문의 악취는 시신 썩은 냄새였던 거죠...
그 이후론 절대 그 쪽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가는 저수지, 여기 절대로 평지일리가 없는데 이상하다 생각들면 바로 뜹니다.
@경북 안동시 만ㅇ지 저수지에도 이장하고 제대로 다지지 않고 대충 나라시 잡아둔 데가 있는데, 모르는 조사님들은 거기서 자리 좋다고 텐트 치고 밤낚시하고 계신데...ㄷㄷㄷ 자주 다니는 저수지라도 묘터가 만수위 되면 한 번씩 잠기는 묘가 있나 보시고 어느 날 그 자리가 없다면 100%
횐님들 안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