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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는 다는 것의 의미
게시물ID : sewol_325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반휴머니즘
추천 : 3
조회수 : 2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17 02:53:59
체화된다는 거죠.
얼마간 분노하고 끝난다는 게 아니라. 나의 삶, 일상 속에 당연한 듯 자리잡는 다는 의미예요.
그런 점에서 세월호는 임계점을 넘은 신호탄 같은 역사적 사건입니다.
기존의 재난과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로 체감되고 있죠.
기존의 재난들이 의미가 덜하다거나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모든 모순이 응집돼서 나타났고 그게 생중계됐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외면하고 고개를 돌리고 싶어도 돌릴 수 없습니다. 무의식 속에서 바늘로 콕콕 찌르니까요.
거기다 유족들과 생존자 아이들이 정말로 초인적으로 버텨주고 있습니다. 끈질기게 참여하는 시민들도 꽤 돼구요.
 
열기가 시들해졌다느니 관심이 희박해졌다는 건 표피적인 현상이구요
그건 물리적 시간이 오래 흐른만큼 당연한 거라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집중력이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순 없으니까.
내가 지치면 다른 사람이 바통을 받아서 대신 해주고 그 사람이 지치면 또 내가 바통을 받아서 하면 됩니다.
그렇게 끈질기게 가면 되는 겁니다. 그 동안 내 개인적인 삶, 취직, 휴가, 연애 등등 개인으로 살아야할 삶도 열심히 살아야죠.
잊지 않는다는 건 그런 겁니다. 격하거나 분노한 상태는 지났지만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된 거.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언급이 줄긴 했지만 전 세월호가 기억에서 잊혀진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겪었던 다른 재난사건 같았으면 벌써 잊고 생활로 돌아가자 모드였겠지만
극장이나 길거리에서 노란 리본 심심찮게 보구요 카페에서 연관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심심찮게 목격합니다.
시청 근처에 일 때문에 나갔다가 들른 한산한 분향소에서 마음이 허전하다가도
수많은 리본 하나하나에 적힌 사연을 읽다보면,  
세월호가 그냥 소진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구나 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오히려 목소리가 잦아든다고 낙담하고 분노를 표하는 조급함이
망각에 대한 면죄부를 주려는 심리적 반작용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분노를 평상심화 하고 체화하는 거, 그게 잊지 않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러려고 노력 중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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