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오후 저는 친구와 약속을하고 만나러 나가려구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기사분은 사각 썬글라스에 껌을 씹으며 웃음을띈 즐거워보이는 아저씨였어요
뒷문쪽 좌석에 앉아서 아무생각 없이 가고 있었죠
한참을 가고있는데 한 정류소에서 유난히 출발을 하지 않는거에요?
뭐지?? 하고 아저씨 쪽을 봤더니 처음 탈때 처럼 껌을 씹으시며 앉아 계시더군요
버스안에 승객중 한분이 "아저씨 빨리갑시다 " 라고 하는걸 듣고 창밖을 봤습니다
근데 왠 백발 노인한분이 버스 출구 쪽에 구부정하게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 떨어진 귤을 줍고 계신거에요 느릿...느릿....
제 평생 그렇게 느린 동작은 처음본것 같아요
딱보니 할머님이 버스를 타려다 귤을 사놓은 봉지가 찢어져서 귤이 떨어진모양....
버스 승객들은 웅성대기 시작했고 버스 기사분은 여전히 껌을 딱딱 씹으면서
묵묵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같은 번호의 버스가 뒤에서 빵빵~ 거리며 기다리다가 앞질러가도
묵묵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승객들이 웅성대면서 뭐라고해도 그냥 묵묵히 기다리시더군요
급기야는 승객중 한분이 일어나서 버스 기사분한테 씩씩 대면서 가는중에
창밖의 할머님이 이제 귤을 다주우셨는지 앞문에 오르고 계신게 보였습니다
느릿...느릿.... 한계단 두계단 정말 느렸습니다.
할머님을 보며 버스기사님이 여전히 즐거운 모습으로 껌을 씹으면서
" 아~ 할머니 귤은 다줏으신겨? 얼른 앉으슈 출발하게 "하시고는
할머님이 앉을때가지 기다렸다가 드디어 출발하더라구요
씩씩대던 아저씨도 아무말없이 자리로 가고 ...
꾀 오래전에 겪은 일인데 아직도 가끔 찡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