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랄 때 갈 걸 그랬나요. 나의 말에 대장은 이제야 후회하냐며 피식 웃었다. 다들 여기서 길동무할 거 뻔히 아는데, 나만 어떻게 가요. 라이벌로 여기던 존은 이미 머리에 큰 구멍이 난 채 저기 쓰러져 있다. 마지막 장소가 여기라는 게 아쉽긴 하네요. 바로 그때, 붉고 가는 선이 스치듯 대장의 머리를 갈겼다. 사망 표시… 내 헬멧의 글래스에 출력된 이 표시가 야속하다. 아직 남은, 다른 사람이 있나 싶어 돌아보았다. 자,… 이제 나만 남은 건가. 차분해지는 마음에 총을 다시 꼭 잡았다. 카모플라주 따위 유명무실하고 무거운 장비는 다 버리고 타오르는 저편 적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파란 지구의 하늘이… 다시 보고 싶다. 하데스 성운에서, 2342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