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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그대 가슴에 닿을 수 없습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84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10 18:29:34

사진 출처 : http://iamatenenbaum.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7mdJQ5bAwRg





1.jpg

도종환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당신은 본래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본래 땅이었는지 모릅니다

기껏 당신에게 눈발 같은 차가움으로나 내려앉고

당신과 나의 짧은 사랑에게 겨울이 길어

아픔으로 당신에게 떨어지는 내 모든 것을

내리면 녹이고 내리면 받아 녹이던

당신은 애초부터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쑥잎 위에 눈발이 앉습니다

아직도 우리들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밤이 가고 한낮이 오면 그 눈발을 녹여

뿌리를 굵게 키울 어린 쑥들을 바라봅니다

지금 이렇게 눈 내리고 바람 세지만

이제는 결코 겨울이 사랑보다 길지 않으리란 것을 압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깊은 받아들임인 것을 압니다

이제 나는 누구의 흙이 되어야 하는지를 압니다







2.jpg

김윤진가시나무새 사랑

 

 

 

어김없이 사랑은 제 자리에서

내 혼을 달라고 하시는 구려

내 혼마저 모두 가져가시면

그 다음은 어찌하려 하오

 

가시나무새를 아십니까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

일생에 단 한번 어떤 새보다 맑고

아름답게 울고 세상을 떠나는

가시나무새의 전설을

 

사랑 또한 일생에 단 한번인 것을

그 외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말하렵니다

 

사랑이여

모든 것을 앗아가신다면

당신의 하나 뿐인 사랑 새임을 알게 하소서






3.jpg

양현주그대 가슴에 닿을 수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대는 내 안에 집을 짓고 있습니다

꽃 등잔 나무에 걸어두고

가는 길마다 비추고 있습니다

사랑도 미움도

내 마음대로 어쩌지 못합니다

 

얼마나 깊이

빗장을 걸어 잠 그어야

바람이 불지 않을는지

그대처럼

순전하고 거룩한 사람이고 싶어

새벽이면

틈난 구멍위에 붉은 벽돌 하나 올려놓습니다

 

그대의 곧은 법아래서

달빛 감돌아 흐르는 저 피리소리

그리운 이여

흔들리지만 꽃잎으로 떨어져

그대 가슴에 닿을 수 없습니다

 

투명한 울림에

벌거벗은 영혼만 울고 있습니다







4.jpg

장남제등불 하나 밝혀두고 싶다

 

 

 

앞길을 밝히느라

두 눈에 쌍불 켜고

얼마나 서둘러 달려 나왔는지

밤의 깊은 계곡을

마침내 그렁그렁 엔진에서 소리가 난다

 

제 눈에 쌍불이래야

겨우 앞가림 정도

어디를 가도

얼마를 달려도

턱턱앞을 막아서던 어둠의 손아귀

캄캄해서가 아니라

언제고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더 두려웠던

 

다행히 어둠에는 끝이 있어

누구에게나 같은 길이로 있는

스스로 밝혀야 하는

하루치 밤

달려 나오다 보니 어느 새

어둠은 야위어져 나무 뒤로 숨었네

 

상처 하나 없이 어찌

내 몫의 어둠을 지났을까만

밝아지면서 드러나는 그 아문 흔적

너무나 또렷이 커 보여

어둠이 끝나는 이 곳에

등불 하나 걸어두고 가고 싶다

멀리서도 보이도록 높이







5.jpg


최석우눈꽃

 

 

 

누군가 말했었지

너 있는 곳에

눈꽃으로 떨어지고 싶다고

언제나 너를 덮는 눈꽃이 되고 싶다고

 

누군가 말했었지

독설을 퍼붓는다고

네 아픈 가슴이 달래어질 수는 없다고

그래도 세상은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것이 더 많다고

 

누군가 말했었지

세상을 살면서

너처럼 불확실한 것은 없었다고

두려움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확신을 달라고

 

가버린 세월

아득한 날처럼 스러지는

눈꽃

지금 그 사람 어디 있는지

나도 그를 덮는 눈꽃으로 떨어지고 싶다고

숨어 써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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