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부인 박채윤(사진)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전날 구속 후 처음 특검팀에 출석했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던 박 대표는 특검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2시5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린 그는 “어제(4일) 호흡곤란을 호소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박 대통령 실수를 자백하라고, 아니면 (남편인) 김 원장이랑 저희 직원들을 구속한다고 그랬습니다”라고 외쳤다. 지난달 25일 특검에 출석하며 “박 대통령과 경제적 공동체라는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소리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곧 교도관들에 이끌려 조사실로 이동했다. 박 대표의 남편인 김 원장은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비표가 필요없는 ‘보안손님’으로 몰래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으며, 부인 박 대표도 몇 차례 동행한 사실이 그간의 수사에서 드러았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대표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에르메스 명품가방과 현금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표를 상대로 청와대로부터 다양한 특혜를 받은 배경에 최씨의 영향력 행사가 있었다는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모종의 역할을 한 정황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박 대표 조사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안 전 수석의 부인 채모(58)씨와 김 원장 등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전날 조사 도중 몸 상태가 나빠져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간 박 대표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표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다시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날 본격적인 조사를 앞두고 대기실에서 변호인을 기다리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인근 병원에서 심전도검사를 받은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담당 의사도 특검팀에 ‘정상’이란 소견을 밝혔다. 김태훈·권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