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삶
1
제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 하나 하렵니다.
아주 오랜 옛날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 집의 노인이
끼니도 제 때 찾아 먹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 부부를 찾아왔습니다.
고개 넘어 논 열 마지기 줄 터이니
나흘 후 노인의 아들 대신 관가에서
곤장 스무 대 맞고 오라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을 들은 가난한 가장은
가족들과 의논도 해보지 않고
곧 바로 좋다고 승낙 했습니다.
가장이 생각해보니
스스로 가난을 이겨낼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라도 가난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2
나중에 그 사실을 안
아내 울면서 말립니다.
자칫 잘못하면 남편을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달래지만
아내는 울고 있고 날짜는
점점 닥아 오고 있습니다.
그 날 밤 아내는
노인을 찾아갔습니다.
자기가 무엇이든지 다 할 터이니
남편의 약속은 없었던 것으로
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노인은 하나뿐인 아들이
원망스럽다며 한숨을 쉬고는
아내 앞에 땅 문서를 내놓았습니다.
3
어느 듯 곤장을 맞아야 하는
아침 해가 솟아올랐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관가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고을 원님은 젊은이를 자세히 살펴보고
젊은 가장의 형편을 들어보았습니다.
한참을 생각한 고을원님은
모인 사람들 들으라면서
원님 생각을 말했습니다.
젊은 부부가 서로를 아끼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크게 감동 받았답니다.
4
원님은 곤장대신 가장에게
가을걷이를 하고 나온 짚으로
“ 관가의 지붕을 다시 하라 ”
농한기에 할 수 있는 과제로
곤장을 대신했답니다.
허리가 굽어 힘들어하시던
꼬부랑 우리 할머니 이야기를
생각하며 지나온 날을 돌아봅니다.
정직하게 살면 그 결과는 아름답지만
남을 속이면서 거짓으로 인생을 살면 끝이
결코 좋지 않다는 어른들의 삶의 교훈입니다.
열심히 살면 좋은 일이지만 바르게 사는 것이 더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