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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름다운 결별
게시물ID : lovestory_844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04 17:43:55
사진 출처 : http://whoismudi.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Wqmjf60TVHQ




1.jpg

이향아아름다운 결별

 

 

 

날은 기어코 저물고야 말았습니다

저무는 날은

잠자리 날개 같은 옷자락을 끌고서

게을러도 좋은 제왕처럼 왔습니다

스며든다는 것은 이런 것이군요

스며든다는 것은 저녁 어스름 같은 것이군요

연푸른 물빛에 해면처럼 잠겨서

그윽하기 낯설은 골목 같은 시간

이런 시간이면 나는

마지막 맺음이란 바로 이런가

깊이 생각할수록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지나가고 말 텐데 어쩌다가

만난 지금

무어라고 꼭 한 마디만 하라면

아름다운 결별이란 이런 것인가

생각하면 숨이 차서

입을 열 수도 없습니다







2.jpg

나태주늦여름의 땅거미

 

 

 

차마 빗장도 지르지 못한

대문간을 지켜 불그레

꽃을 피운 능소화

종꽃부리의 우물 속으로

빠져드는 매미 울음

 

마당 가 좁은 텃밭을 일궈

김장 채소 씨앗을 묻을

채비를 서두르는 아들은

나이보다 많이 늙었다

 

얘야시장할 텐데

연장이나 챙기고 밥이나 같이

먹자꾸나

저녁상을 차리는 어머니는

더 많이 늙었다

 

허리 숙인 담장

키 낮은 담장 너머

휘휘휘휘 키가 큰

어둠이 기웃대는 여름이라도

늦여름의 땅거미

 

꽈리나무 꽈리 주머니

주먹 쥔 꽈리알 속으로

스며들어가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황토빛 노을







3.jpg

조병화사랑혹은 그리움

 

 

 

너와 나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로 좁힌 거리에 있어도

그 수천억 배 되는 거리 밖에

떨어져 있는 생각

 

그리하여 그 떨어져 있는 거리 밖에서

사랑혹은 그리워하는 정을 타고난 죄로

나날을스스로의 우리 안에서허공에

생명을 한 잎한 잎 날리고 있는 거다

 

가까울수록 짙은

외로운 안개

무욕한 고독

 

너와 나의 거리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의 거리이지만

그 수천억 배의 거리 밖에 떨어져 있구나







4.jpg

이유식못 잊을 사람

 

 

 

소리 없이 왔다가 떠나간 웃음이 있었네

언제나 그대 곁에서 숨쉬던 나는

태평양의 물보라로 사라지고

그리움 아닌 저주도 바람에 날아

미로 위에 남겨진 수 많은 나날들

나와 즐겁다 웃어 주던 꽃

구름 따라 흘러 갔네

사랑한다 못잊는다

서녘노을에 물든 위선의 잔물결

엉금엉금 기어와

베개 밑에서 눈물짓네

오늘은 흰 쌀눈이 사랑을 실어 나르고

내일은 안개비가

방울방울 창문을 흘러 내리네

저 끝없는

기적소리는 언제 멈추려나







5.jpg

조두섭

 

 

 

눈물을 가슴에 그렇게 흘리며

뼛 속 낮달까지 떠내려 보내면서

살점에 묻은 산 그늘도 씻으면서

그리운 사람 찾아가는 발걸음 소리

진실로 그리운 사람아

내 발바닥 소등처럼 굽어

바로 걸어도 바르지 않구나

멈추어도 멈추어지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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