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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가슴이 아파요 |
못난 마음이 쓴 못난 글이 |
지워지지도 않고 먹먹하게 차올라요 |
멈칫..거리며 가는 단어의 행렬이 |
천천히 가슴에 스며들어 |
달도.. |
그래서 저렇게 글썽인다고 |
낮은 자리부터 찾아오는 저녁처럼 |
사랑도 또한 |
마음의 가장자리에서부터 |
그 어스름처럼 |
빗물처럼 고여온다고.. |
'가끔 생각이 나서 연락하는게 아니야 |
가끔.. |
용기가 나서 연락하는거지' ------------------------------------------------------------------- 나는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연락처도 물어보지 못했다 스물다섯 작고 마른 체형의 예쁘장한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으니까 어색한 시간을 지우려 취미로 시를 쓴다고 했다 보여달라는 말에 나는 재능이 없어 가난한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했다 치기 어린 지난날의 일기 같은 거라고 했다 그녀의 눈을 보았다 호기심에 반짝이던.. 그리고 이내 눈물을 글썽이던 그 눈이 기억난다 시 하나하나가 다 짝사랑을 끝내가는 자기 같다며 훌쩍이는 코를 풀어 "미안해요"하던 그 순간, 나는 그녀를 평생 기억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끄럽던 내 글을 그토록 격렬히 호응해주던 첫 사람을 어찌 잊을까 그녀는 기어이 졸라서 저 시 하나를 받아 갔다 서로의 아쉬움 속에서 연락처를 물어보지는 않았던 것은 예기치 못했던 감정의 파도 때문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믿어지지 않았으니까 그것이 올해의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다.. |
출처 | 2017년 12월 9일 토요일의 저녁 나의 달력에서 그날은 빛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