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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읽다가 울컥!
게시물ID : sisa_8435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훈이아빠
추천 : 25
조회수 : 1077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7/02/03 08:42:45
20170203_084021.jpg

책을 산 것은 좀 되었는데 오늘 출근길에서야 책을 펼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 것처럼 술술 잘 넘어갑니다.
그러던 중에 아래 글과 만났습니다.

'처음엔 어머니를 보지 못한 채 호송차를 탔죠. 그리고 호송차가 출발하는 순간 철망을 통해 어머니를 본 겁니다. 어머니는 나를 보고 막 뛰어오며 손을 내미시고, 차는 점점 멀어져가고...... 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술술 읽다가 이부분에서 눈물이 왈칵...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날이 선명하게 기억이 나서입니다.

당시의 문재인님과 비슷한 나이였을 겁니다.
그런 함한 세상은 아니었어요. 좀 나은 노태우정권때였으니까요.
대전교도소에서 비전향 장기수 분들의 단식농성에 화답?하는 학생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대학마다 한명씩 배정이 있었나봅니다. 제가 영광스럽게도 뽑힌 거죠.
교도소앞 천막농성장에서 붉은 머리띠를 매고 가열차게 팔을 흔드는 일쯤이야 그땐 그리 힘들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5일째, 링거 꼽는 학생들이 두셋 나오던 날, 둘러싸인 전경들 틈으로 아주아주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처음엔 굶어서 헛것이 보이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어머니였습니다.
스무살이 넘어도 그땐 철이 없었어요. 그냥 짜증이 팍! 나는 겁니다. 
화를 엄청냈어요. 그냥 가시라고... 
근데 그걸 단식 지도부 관계자가 봤어요. 저를 부르더니 괜찮으니 어머니 모시고 가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물어물어 오셨답니다.
시골에서 버스를 서너번 갈아타며 6시간 넘게 걸려 대전 교도소까지 오신 걸 생각하니 울컥했습니다. 속으로만요.

문재인님처럼 더 암울한 시대의 호송차 안에서 바라본 어머니 모습은 아니지만
전경들 틈에서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시던 어머니 얼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한순간도(아니 잊고 있었네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퇴근길에 다시 책을 펼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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