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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령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43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민폐
추천 : 24
조회수 : 390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11/04 12: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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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님은 나의 수호령이 있다고 믿음으로 음슴체.

나님은 어렸을 적에 전남에 있는 작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들어는 봤을 법한 섬에 살았슴.


첫 번째로 수호령의 존재느낀 썰임.

아마 초딩 4학년 때 였을듯. 학교 운동회 날이었슴. 
당시에 우리학교는 전교생 140여명의 작은 초등학교였슴. 학교 운동회는 거의 지역의 작은 축제같은 존재로 운동회날은 주민들이 모여서 놀고먹는 그런 날.
오전에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얻어먹으면서 돌아다님. 운동회는 뒷전이고 먹을거에만 정신이 팔림. 작은 섬이라 대부분 아는사람이니 인사만해도 먹을게 입으로 쑥쑥 들어옴.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이제 밥을 먹어야겠다하고 엄마, 아빠를 찾는데 안보임.
대충 찾다 포기하고 친구네 밥먹는데 숟가락 하나 얹어서 끼니를 때우는데 담임선생님이 찾아오더니 형이 맹장이 터져서 엄마랑 아빠랑 목포병원으로 헬기 타고 갔다는거임!! 그리고 만원짜리 하나를 쥐어주면서 엄마가 주고 가신거니까 이걸로 먹고싶은거 사먹으라는 거임. 아빠는 내일 들어오시고 엄마는 형 수술하고 퇴원하면 같이 온다고. 결론은 오늘 우리집에 나혼자!! 속으로 아싸를 외치고 친구들한테 오늘 우리집에 나밖에 없으니 와서 같이 자자고 얘기함. 엄마한테 만원 받은걸로 과자 사먹자고 했으니 올거라 믿음. 워낙 작은 촌동네니 친구들끼리 단체로 친구집에서 자던일이 잦았었음.
그렇게 운동회가 끝나고 집에 와서 집에 아무도 없다 잇힝~ 하고 게임을 하기 시작함. 평소에 형놈의 태클로 게임을 마음껏 못 한 한을 풀려고함. 게임을 하다보니까 배가 고픔. 슈퍼에 가서 과자랑 라면을 삼. 과자를 너무 많이 샀는지 만원이 오바되었지만 괜찮음. 외상하면 다 됨.
과자는 친구들 오면 먹기로하고 라면을 끓임. 물이 끓고 라면을 넣은 다음에 잠깐 기다리는 동안 잠깐 게임을 함.
게임을 하다보니 밖에서 민폐야 하고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림. 친구가 왔나하고 창문으로 내다 봤지만 아무도 없음. 잘 못 들었나하고 다시 게임을 좀 하는데 개민폐~ 하는 소리가 들림. 누가 와서 장난을 치고 있다 확신하고 창문으로 장난 치지말라고 소리를 지름.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음. 누가 이기나 해보자하고 다시 게임을 하는데 야!! 개민폐!! 하고 소리를 확 지르는게 아님? 순간 짜증이 확나서 잡아올라고 방문을 여는 순간 검은 연기가 날 덮침. 아까 올려놨던 라면이 다 타버리고 불이 붙기 직전인거임! 순간적으로 가스레인지 불을 끄긴했지만 어찌 할줄을 모르고 일단 문을 다 열어서 연기를 뺌. 연기가 다 빠지고 다 타버린 냄비보니 엄마한테 맞아 죽겠다 생각하다가 아까 목소리가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봤는데 날은 이미 어두워져서 깜깜하고 지나는 사람하나 없음.
그때는 별 생각없이 다시 들어와서 라면대신 과자를 쳐묵쳐묵하고 잤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날 살려준게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싶음.

두 번째는 수호령이 있다고 믿게 된썰임.

이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4~5학년 때임. 날씨가 따뜻하니 정말 교실에 앉아 공부하기 싫은 날이었슴. 우리반 애들이 단체로 담임선생님한테 공부하지 말고 밖에 놀러 가자고 꼬심. 처음엔 안된다 하시다 계속 떙깡을 부리자 못 이긴척 야외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고 단체로 수업하다 말고 놀러나감. 물론 책가방은 다 매고 집에 갈 준비까지 마침. 목적지는 마을에 성황당(서낭당)으로 정하고 단체로 룰루랄라 놀러감. 우리 꼬꼬마들 학교밖으로만 나오면 신남.
성황당에 도착하고 간단히 성황당과 옆에 있던 처녀신을 모시는 사당에 대해 설명을 들음. 물론 귀담에 듣지 않았기에 기억은 안남. 그리고 그 길로 용왕님께 제사를 지냈다던 용왕당으로 감. 성황당은 도로 옆에 있었는데 용왕당은 거기서 산길을 지나 바다쪽으로 나가야됨. 산길도 꼬꼬마들 답게 뽈뽈거리면서 가는데 나무가지에 굵은 밧줄이 달려있는게 보임. 높이가 어른들이 손을 뻗어도 닿을까 말까하게 높았음. 괜히 친구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나무 옆에 바위에 올라가서 폴짝하고 뛰어 밧줄에 매달림. 그네 타듯이 왔다갔다하다 선생님한테 걸려서 거나하게 등짝 스매싱을 당함.
아무튼 용왕당에 도착해 잠깐 구경하고 집으로 귀가.
그리고 그 날밤에 가위를 눌림. 아마 생에 처음으로 눌린 가위일듯함. 자다가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떳는데 몸이 안움직임. 눈동자만 굴려서 소리가 난 방향을 보는데 문 밖에서 스스슷 하는 소리가 남. 뭔가 싶어서 계속 보는데 갑자기 문으로 흰색 소복에 머리카락이 산발한, TV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처녀귀신이 들어오는거임! 귀신이다! 엄마! 아빠! 형아! 속으로 소리를 질렀는데 막상 입밖으론 안나옴. 방에 들어와선 우두커니 서서 나를 쳐다보고만 있는데 얼굴은 흐릿하니 안보임. 속으로 오만 욕을하고 엄마아빠를 부르고 있는데 나한테 천천히 다가오는 거임. 진짜 벌벌 떨면서 몸을 움직여보려고 발악을 해도 망할 몸뚱아리가 말을 안들음. 어느새 그 귀신은 바로 내 옆까지 다가왔고 난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았음. 근데 눈을 감으니까 저 귀신을 뭔 해꼬지를 할지 모르니 더 무서움. 그래서 슬쩍 눈을 떴는데 그 귀신이 방문 쪽을 보고있는거임. 혹시 엄마나 아빠가 왔나 싶어서 방문쪽으로 눈을 돌리니 처음 보는듯한, 우리 아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저씨가 뒷짐을 지고 서있는거임. 한참을 둘이서 눈싸움을 하다가 처녀귀신이 졌는지 스르륵 사라짐. 그래도 가위는 안풀려서 저 아저씨는 뭐지 새로운 귀신인가 하고 생각하는 그 아저씨가 나한테 슥슥 걸어오더니 내 머리맡에 쭈구려앉아서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툭치니 가위가 풀리고 아저씨도 싹 사라져버림. 가위가 풀리자마자 안방으로 뛰어가 엄마아빠를 깨워 집에 귀신왔다고 처녀귀신봤다고 얘기했는데 자다가 헛소리한다고 등짝스매싱을 당함. 그래도 무섭다고 엄마아빠 사이에 낑겨서 잠.
나이가 좀 들고 언뜻 들었는데 성황당에서 용왕당으로 가는 그 산길이 옛날에 바다에 남편을 잃은 과부들이 여럿 자살을 했던 곳이라고 함. 아마 내가 잡았던 밧줄이 누군가 목을 매달았던 밧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음.

이 얘기를 부모님한테 했는데 내가 봤던 나이대에 돌아가신 친척분이 없어서 아직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난 확실히 날 지켜주는 수호령이 있다고 믿음.


아 나도 읽기 힘들다. 미안합니다.
출처 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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