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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 싸움..노조 첫발 뗀 것일 뿐"
게시물ID : sisa_5360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창문
추천 : 1
조회수 : 3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13 22:53:28
[한겨레]삼성전자서비스 조합 설립 1년




조합원 이용희·김선영·이주호씨

노조탈퇴 압박 속 농성 등 이어와

'현실 바꾸자' 의지로 단협 끌어내

"삼성 무노조경영에 변화 물꼬 터"

꼭 1년 전인 2013년 7월14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창립 총회가 열렸다.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가 아닌 협력업체 소속이었던 직원 380여명이 노조를 만들겠다고 한자리에 모였다. 세찬 빗줄기를 뚫고 모인 사람들 가운데 이용희(36)씨도 있었다.


부산 동래센터에서 위영일 지회장이 노조를 만들다 해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내 힘을 보태야겠다"는 '의리'로 노조에 가입한 그였다. 그날 이후 이씨의 삶은 바뀌었다. "전국 곳곳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줄은 몰랐어요. 다른 센터에서 노조 가입 뒤 사장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하는 조합원을 보고 노조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나 노조원으로 살아온 지난 1년은 순탄치 않았다. 협력업체의 노조 탈퇴 압박을 견뎌내야 했고, 최종범·염호석 등 동료 조합원 세 명을 떠나보냈다. 그 뒤 총파업과 삼성전자 본사 앞 노숙농성으로 41일간을 보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전체 조합원이 380명에서 1500명으로 4배 가까이 느는 동안, 탄압이 가장 심했던 영등포분회는 70명에서 24명으로 줄었다.

13일 <한겨레>와 만난 이씨 등 영등포분회 소속 조합원 2명은 그간의 신산했던 시간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분회장 김선영(39)씨는 노숙농성 중 경찰에 연행돼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해 입사한 이주호(27) 조합원은 "회사 쪽에서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겠다고 해서 지금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였다. 김씨는 "삼성전자 본사 앞 농성을 시작할 때 교섭 타결 전까지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불분명한 임금체계와 협력업체 사장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컸던 탓에 다들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건당 수수료를 받다 보니 성수기(6~8월)와 비성수기의 임금 차이가 심했고,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의 다단계 구조 속에서 임금 구조도 투명하지 않았다. 협력업체 사장에게 임금 산정 방식을 물어도 그 역시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무노조 경영'을 내세우는 삼성 안에서의 지난했던 싸움은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협력업체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경총이 기본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기본급 120만원과 건당 성과급, 노조활동 보장 등 기본협약의 내용은 1일부터 적용됐지만, 아직 센터별 세부 임금·단체교섭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김씨가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지만 기본협약에 두루뭉술한 부분이 많고 기본급도 여전히 아쉽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이용희씨도 "이제 첫발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후진 없이 계속 전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들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싸움은 늘어가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해결할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비상식적인 탄압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온 영등포분회 조합원들처럼 모두가 의지를 갖고 싸웠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민경 기자[email protected]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713205010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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