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 부모는 병원 측에 물었습니다. “내 딸 지유가 왜 죽었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지만 병원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의사들은 만나주지 않고, 의료사고를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과 한 마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의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소아병원을 표방하면서 ‘소아용 진통제’를 구비하지 않았고, 법정 간호사가 5명 이상이 돼야 하지만, 정식 간호사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유에게 마취약을 투여한 것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라 무자격자인 ‘간호조무사'였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지유에게 사용된 마취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었고, ㅂ정형외과는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유에게 사용한 마취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유는 수술 전 고열과 코피를 쏟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원래 환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술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병원은 수술을 강행했습니다. 수술 후 지유가 깨어나지 않자 부모는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5시간 이상 방치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유를 살릴 수 있는 시간 ‘골든 타임’을 놓쳤습니다.
부모는 지유가 사망한 지 10일이 되는 5월29일부터 거리로 나섰습니다. 천안 고속터미널 앞에 나와 지유의 영정사진을 들었습니다. 그 옆에는 병원의 문제점을 적은 팻말을 세웠습니다. “제발 이 아이를 봐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하고 분통하다”며 “아이의 억울한 사연을 널리 알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는 부모와 가족이 없도록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아이의 죽음에 대한 부모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습니다.
지유가 사망한 지 오늘(3일)로 44일째가 됩니다. 지유 부모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허망하게 잃고 가슴을 찢는 고통 속에 사과 한마디 없는 병원을 상대로 분노를 곱씹어야 했습니다. 지유 부모는 의료사고가 아닌 '의료살인'이라며 병원 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민형사상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은 꿈쩍도 안 하고 있습니다. 단순 골절수술을 받은 지유는 왜 숨을 거둔 것일까요? 아직도 병원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유의 죽음은 부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유의 억울한 죽음이 이대로 묻힌다면 제2, 제3의 지유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게 내 가족이 될 수 있고, 또 내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돈’ 보다 ‘생명’이 먼저입니다.
#ㅂ정형외과의 10대 문제점
1. 소아병원을 표방하면서 ‘소아용 진통제’를 구비하지 않았다.
2. 법정 간호사가 5명 이상이 돼야 하지만, 정식 간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3. 지유에게 마취약을 투여한 것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라 무자격자인 ‘간호조무사였다.
4. 지유에게 사용된 마취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었다.
5. 수술 전 지유가 고열과 코피를 쏟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했다.
6. 수술 후 지유가 깨어나지 않자 부모는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5시간 이상 방치했다.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
7. 지유에게 투여한 마취주사와 마취약 등은 기록돼 있지 않았다.
8. 수술 전 발열과 코피가 난 사실도 차트에 기록하지 않았다.
9. 수술 후 맥박, 호흡, 심박수 등이 정상으로 표시돼 있는 등 조작이 의심된다.
10. 지유 사망에 대한 의료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